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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6개월여 간 달려온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을 마친 아이돌 출신 배우 유진을 만났다. 1981년생, 1997년 S.E.S.로 데뷔해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고 솔로 활동 뒤 지금은 연기 생활에 전념하고 있으며, 배우 기태영과 2011년 결혼해 한 남자의 아내로 살고 있다.
'백년의 유산'은 출생의 비밀에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설정과 설득력을 잃은 캐릭터들로 인해 방송 당시 '막장 논란'을 일으켰다. 유진은 "별로 그렇게 막장이라고 못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받은 시놉시스의 주 내용이 가족이고, 시어머니한테 당하는 건 초반의 한 부분이었다. 극 초반에 그쪽으로 포커스가 돼 시작되고, 사람들한테 각인이 되다 보니까 '막장 드라마'가 됐다. 시어머니는 막장 느낌이 있었지만 그것 이외에는 그다지 막장이란 요소는 없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중반부로 진입한 뒤 민채원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들었을 때는 정체기를 겪었다고 했다. "연기를 내가 봐도 루즈하더라"라고 말한 유진은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대본 속 민채원의 분량을 계속 읽으며 감정을 가다듬었다고 했다.
'백년의 유산'의 여주인공이었던 유진은 훗날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유산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생각을 안 해봤다. 난 유산에 의미를 두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면서 "자녀들한테 물려주고 싶은 것? 난 신앙 밖에 없다. 제대로 된 신앙의 길을 알려주는 것, 그 외에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은 자신이 활동하던 시기와는 다른 시스템과 환경이라 더 바쁘고 치열해 보인다는 유진은 "진짜 힘들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룹 내 경쟁 구도가 없을 수 없을 것 같더라. 왜냐하면 다 개인 활동을 하지 않냐. 우리 때는 개인 활동이 없었다. 요새는 개인 활동을 하니까 그 안에서 튀려면 얼마나 힘들겠나. 개인기를 키우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최근 아이돌의 연기 진출에 부정적인 시선이 많지 않냐는 얘기에 유진은 "아 그래요? 왜 그러지?"라고 하면서 연기에 도전하는 아이돌이 걱정되지 않는지 묻자 "잘되는 케이스가 있고 안 되는 케이스가 있는 것 같은데, 걱정될 건 딱히 없다. 내가 볼 때 잘하면 칭찬 받고 연기자의 길로 가는 것이고, 잘 못하면 자기가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기력 논란과 관련해선 "난 그런 걸로 상처 받은 기억은 없다. 내 시절에는 사례가 많이 없었다. 그래서 잣대가 없었고, 기대치도 없었다. 그런데 요새는 워낙 많다 보니까 '쟤도 연기해? 얼마나 잘하나 보자' 이런 게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진은 "되게 웃긴 건 신인 연기자들도 못하는 사람들은 못한다. 똑같다. 그런데 가수를 먼저 했다고 해서 그걸로 더 안 좋게 평가 받는 건 그건 좀 위선인 것 같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있고, 처음에 못했지만 나중에 가서 잘하는 사람이 있다. 신인 연기자들도 보면 진짜 '발연기 하는구나' 이런 소리 할 만큼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욕을 먹는 건 아이돌이라고 해서 주연을 먼저 맡는다든가 그런 걸로 해서 욕을 먹는 건데, 그건 시켜주니까 하는 거다. 그건 그 배우만 욕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30대 유진은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민감하지 않다.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다. 거기에 민감하고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헛된 것 같다. 누구나 나이는 먹는 거니까. 그리고 나이를 먹어 보니까 그렇게 나쁘진 않은 것 같다. 나이에 맞게끔 잘 살면 된다. 결혼할 나이 됐으니까 결혼하고, 애 낳을 나이 되면 애를 낳고"라고 했다.
[배우 유진.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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