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1회에만 1번타자죠.”
올 시즌 LG 타선. 2일 현재 팀 홈런 31개로 7위이고 득점도 311개로 5위다. 팀 장타율도 0.383으로 6위다. 팀내 최다 홈런을 친 선수가 6개의 오지환이다. 그는 클린업트리오에 들어서는 선수는 아니다. 아무래도 타선 자체의 파괴력이 타 팀을 압도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0.280의 팀 타율과 0.285의 팀 득점권 타율을 무시할 수 없다. 라인업에 들어있는 모든 선수가 득점 기회를 열어주는 팀 배팅과 찬스에서 해결하는 응집력을 갖고 있다.
올 시즌 38승 28패로 3위를 달리는 LG 돌풍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팀 평균자책점 3.48의 마운드다. 하지만, 타선이 승부처에서 필요한 득점을 뽑아내는 능력은 좋다는 평가다. 우천 취소된 2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김기태 감독은 “박빙 상황, 위기 상황을 넘길 수 있는 힘이 생겼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타순을 짤 때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우리팀엔 확실한 장거리 타자가 없다. 물론 이병규, 이진영, 정성훈, 정의윤 등이 중심을 이루긴 하지만 그것보단 모든 선수가 상황에 맞는 타격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쉽게 말해서 김 감독의 지론은 “1번타자는 1회에만 1번타자”라는 생각이다.
1번타자가 1회엔 무조건 톱타자로 들어서지만, 그 이후엔 해당 이닝 톱 타자로 나설지, 찬스 상황에서 나설지 알 수 없다. 마찬가지 논리로 “1회가 삼자범퇴로 끝나면 4번타자도 2회엔 톱 타자다”라고 했다. 이런 연결능력을 굉장히 중시한다. 김 감독은 “공수 밸런스도 생각한다. 타격 오더는 타격 코치와 주루 코치가 함께 짠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서로 찬스를 연결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톱타자는 오지환이 주로 들어섰으나 최근에 컨디션이 조금 떨어지면서 다른 선수를 기용하고 있다. 그래도 별 문제 없다. 이닝 상황에 맞춰서 생각하는 타격을 한다”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에겐 그런 말을 따로 하진 않는다. 타격 코치님에겐 강조하는 편이다”라면서도 “중심타순에서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는 타자도 곧 나올 것이다. 김무관 코치님이 노력을 많이 하고 계신다”라고 했다.
LG 타선은 전통적으로 한 방 능력이 있는 장거리타자보단 교타자가 많았다. 김 감독은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본다. 참 어려운 것 같다”라고 했다. 지금까진 대 성공이다. 기록상으론 최상위권이 아니라고 해도 올 시즌 LG 타선은 무섭다.
[박용택과 김기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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