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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은 영리했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압도했다.
류현진이 5전 6기에 성공했다.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서 6⅔이닝 4피안타 3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시즌 7승(3패)째를 기록했다. 8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1차 목표인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10승도 눈 앞에 들어왔다. 이날 류현진은 또 한번 영리한 피칭을 선보였다. 이제까지와는 좀 다른 목적과 결과물을 얻어냈다.
류현진은 6월 5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나 1승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고 버텨내는 놀라운 내구성을 선보였다. 이날은 좀 달랐다. 다저스 타선이 오랜만에 류현진과 좋은 궁합을 보여주면서 2회 2점, 3회 6점을 지원했다. 사실 경기는 여기서 끝이었다. 멘탈이 강한 류현진은 7점 리드를 등에 업고 편안하게 공을 던졌다.
오히려 성급한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을 역이용했다. 4회부터 6회까지 11타자 연속 범타로 돌려세우는 저력이 돋보였다. 구심이 몸쪽 코스를 유독 박하게 잡아줬으나 류현진은 끈질기게 몸쪽 승부를 했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이 류현진의 몸쪽 위협구에 연이어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1회 20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경기 중반 급격하게 투구수를 아끼면서 페이스 자체를 본인 쪽으로 끌고왔다. 특히 류현진의 공을 마치 수박 쪼개듯 잘 공략했던 펜스도 이날만큼은 성급한 투구에 당하고 말았다.
사실 경기 초반엔 투심 계열의 직구를 많이 뿌렸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은 최대한 아꼈다. 완급 조절을 하면서 공격적인 승부를 했다. 1회 1사 만루에서 펜스에게 투심을 던져 1타점을 내줬다. 하지만, 내야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이후 브랜든 벨트를 슬라이더로 돌려세우면서 대량실점을 피했다. 2회 1사 1루에서도 맷 케인에게 체인지업으로 병살타를 유도했다.
3회가 백미였다. 1사 2,3루 위기 상황. 버스터 포지를 2B1S에서 4구째 체인지업을 던져 내야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던 포지의 허를 찔렀다. 반대로 후속 펜스에겐 투심으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3-4번 타순을 수싸움에서 압도한 것이다. 결국 4~6회 11타자 연속 범타가 이어졌다.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오히려 오른손 타자들에게 직구 몸쪽 위협구와 바깥쪽으로 흐르는 체인지업, 슬라이더 승부를 걸어 대성공했다. 성급해진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을 경기 중반 변화구 비중을 높여 꽁꽁 묶었다.
7회에 손의 악력이 다소 떨어졌는지 브랜든 벨트와 콜 길레스피에게 연이어 날카로운 타구를 맞았다. 그러나 1사 2루 상황에서 브랜든 크로포드를 높은 직구를 던져 내야 플라이로 처리하며 마지막까지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다. 단 4피안타만 내주면 충분했다. 샌프란시스코 약세를 털어내는 경기였다.
점수 차가 경기 초반에 확 벌어질 때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져 부진한 투구를 선보이는 투수도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점수차가 크든, 적든, 자신의 투구에만 집중하는 강인한 멘탈이 있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의 심리상태를 활용하는 영리함도 돋보였다. 삼진 3개보다 더 좋은 범타 처리가 돋보였다. 결국 류현진은 시즌 7승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2.83에서 2.82로 낮췄다. 류현진의 영리함이 돋보이는 한 판이었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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