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진짜 한국 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리틀 태극전사들이 잊고 있던 진짜 한국 축구를 보여줬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8일 오전(한국시간) 터키 카이세리 카디르 히스 스타디움서 열린 2013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8강전서 이라크에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4-5로 아쉽게 패했다. 비록 1983년 이후 30년 만의 4강 신화 재현에는 실패했지만 이들이 보여준 불타는 열정은 박수 받기에 충분했다.

결과적으로 패했지만 이라크와의 8강전은 최고의 명승부였다. 특히 포기를 모르는 리틀 태극전사들은 불굴의 투혼으로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한국형 축구를 선보였다. 계속해서 앞서가는 이라크를 끝까지 추격했다. 패색이 짙던 연장 후반 종료직전에는 정현철의 극적인 버저비터가 터지며 한국의 축구 팬들의 새벽잠을 깨웠다.

이번 대회서 이광종 감독이 이끈 한국은 매 경기 무서운 뒷심과 투혼을 자랑했다.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2차전서 2-2를 만든 것은 물론 사흘전 치른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도 연장 120분 혈투 끝에 9번째 키커까지 가는 승부차기에서 무서운 집중력으로 8-7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기도 했다. 모든 경기가 각본 없는 드라마 였다.

이것은 우리가 잊고 있던 한축 축구였다. 과거 한국은 국제대회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항상 앞서는 팀들과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늘 포기하지 않는 투혼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패할지언정 쉽게 지지 않는 축구, 그것이 바로 한국 축구였다.

물론 시대가 변했고 이제는 투지만으로 축구하는 세상은 지났다. 그러나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고 한국은 기술적인 측면과 함께 모두가 똘똘 뭉치는 조직적 축구를 할 때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광종호는 이번 대회서 그것을 가장 잘 보여줬다. 누구나 다 아는 스타는 없지만 11명이 팀으로 뭉쳐 쉽게 쓰러지지 않는 축구를 보였다. 그리고 이것은 결과를 떠나 우리가 바라던 진짜 한국 축구였다.

[이광종호.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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