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우려를 확신으로 바꿨다.
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에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박병호는 7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결승 3점 홈런 포함, 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3연전 싹쓸이를 이끌었다. 어느새 홈런 공동 선두(16개)로 올라 섰으며 타점(60점)도 선두에 올라 있다. 타율도 .317로 7위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 'MVP' 박병호, 결코 거품이 아니었다
박병호는 지난해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05년 입단 이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유망주'란 단어를 완벽히 떨쳐냈다. 타율 .290 31홈런 105타점으로 홈런, 타점왕에 올랐으며 정규시즌 MVP에도 등극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지난해 연봉(6200만원)보다 많은 상금을 받았다. 올해 연봉 역시 250%가 상승된 2억 2000만원에 계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활약이 올해 성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숱한 선수들이 반짝하고 스쳐갔기 때문이다. 흔히 올라서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한다. 이는 야구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타이틀을 한 번 수상한다 하더라도 활약을 이어가며 다음해, 그 다음해에도 이를 지키는 선수는 많지 않다.
박병호는 이러한 우려를 완벽히 떨쳤다. 지난해 그에게 달콤함을 준 긴 인내의 시간을 잊지 않았다. 덕분에 박병호는 올해도 변함없이 넥센 4번 타자 자리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성적 역시 지난해를 오히려 뛰어 넘고 있다. 2011년 후반에 이어 2012년, 그리고 2013년까지. 박병호는 우려를 확신으로 바꾸고 있다.
▲ 지난해 부진했던 7월, 올해 출발은 완벽
박병호에게 생애 최고의 한 해로 기억되는 2012년이지만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풀타임 첫 해는 결코 쉽지 않았다. 4월부터 6월까지는 3할대 타율과 함께 홈런도 4월 4개, 5월 7개, 6월 5개를 기록했지만 7월에는 모든 성적이 뚝 떨어졌다. 타율은 .269에 그쳤으며 출루율도 .342에 불과했다. 트레이드마크인 홈런 역시 18경기에서 2개만 보탰다.
한 차례 고비를 슬기롭게 넘긴 박병호는 8월들어 다시 살아났고 덕분에 30홈런과 20-20, 전경기 4번 타자 출장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혹독하게 보낸 지난해 7월이지만 올해는 다르다. 불과 7월 한 주가 지났지만 이미 지난해 7월 한 달간 때린 홈런수와 같아졌다. 순도도 높다. 5일 경기에서는 8회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을 때렸으며 7일 경기에서 기록한 3점포는 결승홈런이 됐다. 5경기에서 타점 6점을 올렸다. 7월을 잘 넘긴다고 이후 슬럼프가 오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지난해와 같은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점이 더욱 의미있다.
지난해 활약을 기억한다면 올시즌 활약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지난해보다 더욱 값진 활약임을 알 수 있다. '박병호답게' 시즌을 이어간다면 그의 생애 최고 시즌은 2012년이 아닌 2013년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넥센 박병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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