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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중국을 대표하는 아역 배우 서교가 한국에서 만들어낸 3D 고릴라 링링을 만났다. 서교는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미스터 고’를 통해 국내 영화에 진출했다.
제작 기간만 3년이 걸린 ‘미스터 고’는 100% 3D 리그 카메라로 촬영, 한국 영화 최초의 리얼 3D에 도전한 작품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서교는 3D 기술로 만들어진 링링의 15세 매니저 웨이웨이 역을 맡아 당찬 연기를 펼쳤다. 자그마한 체구에 연약한 외모와는 달리 세상에 당당히 맞서는 캐릭터다.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떠맡게 된 빚과 고아로 구성된 서커스단을 책임지게 된 웨이웨이는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한국으로 향하게 된다.
서교는 이번 작품을 통해 복잡한 웨이웨이의 감정 연기뿐만 아니라, 중국을 떠나 타국에서의 촬영, 한국 배우인 성동일과의 호흡, 3D로 만들어낸 고릴라와의 연기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았다.
결국 서교는 이 많은 숙제를 모두 해 냈다. 성동일과의 대화에서는 능청스러운 한국어까지 구사했으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고릴라 링링과 완벽한 교감을 이루며 연기를 펼쳐냈다.
서교는 이런 결과물로 탄생한 ‘미스터 고’가 몹시도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다. 언론 시사회 및 간담회, 서울 잠실구장에서의 시구 등 폭풍 스케줄을 소화한 서교를 만났다.
▲ 링링은 상상으로, 성동일은 대화로 교감했죠
가장 궁금한 대목은 ‘미스터 고’를 어떻게 봤느냐였다. 그는 “관객들이 함께 웃고 울어서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처음으로 봤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재밌는 부분에서는 관객들이 같이 웃어줬고, 감동적인 부분에서는 같이 눈물을 흘려주는 모습에서 특히 좋았다. 몇 년 동안 많은 스태프가 힘을 모아서 완성한 작품에서 감동까지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서교가 처음 ‘미스터 고’ 대본을 봤을 때 느낀 것은 ‘독특함’이었다. 강아지와 교감을 나누는 영화는 있었지만 고릴라가 등장하는 영화라는 점이 신선했다고. 그렇다면 서교는 이런 신선한 영화에 출연하면서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을까.
“웨이웨이라는 친구는 그 또래와는 조금 다르다. 할아버지의 큰 빚을 안고 있는 사람이고, 서커스단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 링링과 한국을 찾았을 때는 빚을 빨리 갚아야 한다는 급한 마음에 중점을 뒀고, 링링과 연기를 할 때는 충분한 감정 이입을 위해 노력했다.”
가상의 캐릭터인 링링도 문제였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은 배우 성동일도 문제였다. 가장 많이 연기호흡을 맞춰야 하는 배우와의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보다 난감한 일이 없었을 터. 하지만 서교는 “그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성동일 선생님과는 중간에 통역이 항상 있었다. 영어로도 종종 대화를 나눴다. 굉장히 열정적으로 날 대해 주셨고, 농담도 많이 나눴다. 평소에 즐겁게 대화를 나눠서 문제없이 촬영을 할 수 있었다. 링링이? 링링은 상상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웃음)”
▲ 사람과 동물의 교감, 중국에서도 좋아 할 것
‘미스터 고’는 김용화 감독의 작품이다. 그만큼 한국의 정서가 많이 스며들어 있다. 중국인으로서 서교는 ‘미스터 고’를 어떻게 봤을까. 또 과연 중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 될까. “중국에서도 좋아 할 것”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답변이 돌아왔다.
“야구가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종목은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야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과 동물의 교감을 통해 감동을 주는 영화다. 또 최근 중국에서 개봉한 3D영화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 그런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야구하는 고릴라는 신선한 소재다. 중국에서도 그렇게 받아들일 것이다. 중국 내에도 이번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서교는 ‘미스터 고’ 촬영을 위해 한국어 공부를 했다. 촬영하기 3개월 전부터 자음, 모음, 단어, 대사 순으로 차근차근 배워갔다. 이런 고생의 결과로 한국어의 억양까지 따라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미스터 고’에서는 서교의 한국어 연기뿐만 아니라 사채업자 림샤오강으로 출연하는 김희원, 웨이웨이의 할아버지로 출연하는 변희봉 등 국내 연기자들의 중국어 연기도 볼 수 있다. 간혹 외국 배우들의 어색한 한국어 연기를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서교는 이들의 중국어 연기를 어떻게 봤을까.
“많은 한국 배우 분들이 열심히 중국어 연기를 했다. 정말 열성적으로 하더라. 특히 림샤오강으로 출연한 김희원 씨는 중국어를 정말 잘 하더라. 대사도 엄청 길었는데 자연스러웠다. 인상 깊게 봤다.”
▲ 롤모델보다 나만의 색 가진 배우 될래요
서교는 아직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지만 제법 ‘배우’티가 났다. 인터뷰를 통해 서교는 남들과 비교되는 배우가 아닌, 자신만의 색을 지닌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아시아의 다코타 패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날 좋아해주셔서 그렇게 불러 주시지만 그렇게 불리기보다는 나만의 색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 롤모델을 찾기 보다는 내 색을 찾아 나가겠다. 장쯔이 같은 배우가 된다고 약속을 하진 못하지만,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서교는 잠시 중국을 떠나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유학을 떠나게 되면 잠시 연기 활동은 쉬어야 한다. 중국 내에서 신세대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다소 모험과도 같은 결정이지만, 걱정은 없어 보였다.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면 된다”고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
“8월 말 시카고에 위치한 사립 고등학교에 진학할 예정이다. 학업에 열중하면 연기는 하기 어려울 것이다. 당분간 작품을 하지 못 할 경우 잊힐 수도 있지만, 유학을 통해 많은 공부를 할 것이다. 그러면 더 좋은 작품이 들어올 것이라 믿는다.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마지막으로 서교는 ‘미스터 고’의 흥행에 대한 약속을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영화 흥행에 배우들이 공약을 내 거는 것이 유행이라고 설명하자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김용화 감독님 차기작에 꼭 출연하겠다”고 말했다.
[영화 ‘미스터 고’에서 웨이웨이 역으로 출연한 서교, ‘미스터 고’ 스틸 컷. 사진 = 쇼박스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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