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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조작 논란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8일 방송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하루 종일 약초를 캐서 10년간 3000개가 넘는 약술을 담그는 어머니가 고민이라는 남성이 출연했다.
사연에 따르면 고민 주인공의 어머니는 남편이 주는 월급의 90% 이상을 약술을 담그는 용도로 사용했다.
해당 사연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과거 종합편성채널 MBN '리얼 다큐 숨'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 이들은 당시 방송에서 말벌을 잡는 일명 '말벌 사냥꾼'으로 출연했다.
'안녕하세요'에서는 술을 담그는 아내에게 불만을 품었던 남편이 '리얼 다큐 숨'에서는 직접 말벌로 술을 담그는 시범까지 보였다.
두 방송에 출연한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동일 가족이었지만, 화면에서 다뤄지는 모습은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 부분에서 조작 방송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조작논란은 대부분 비(非)연예인이 출연하는, 즉 일반인이 출연하는 방송에서 주로 일어난다. 이날 불거진 '안녕하세요'와 케이블 채널 tvN '화성인 바이러스'가 대표적인 예다.
일반인이 방송에 출연한 경우는 다소 독특한 습성 때문이다. 방송에서 다루고자 하는 독특한 성격이 명확한 경우 한 방향으로 방송을 하고, 다른 부수적인 부분은 언급하지 않는다.
사실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해당 출연자가 다른 방송에서 다른 모습으로 등장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일반인이 두 개 이상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다소 다른 이미지로 등장했을 때 어김없이 조작 논란에 휩싸인다.
조작 방송이 불거졌을 때 비난의 화살은 방송사와 일반인 출연자에게 집중된다. 둘 중 먼저 해명을 하는 쪽은 대부분이 방송사다. 방송사 측은 "확인 한 결과 사실무근이다" 혹은 "다른 시선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다른 화제는 굳이 다룰 필요가 없었다" 식의 비슷한 패턴의 해명을 한다.
요컨대 방송사의 입장은 A라는 한 사람을 두고 봤을 때, 한 가지 성격만 지닌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이 있지만, 방송에서는 특정한 한 부분을 다뤘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비난의 화살은 출연자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적극적인 해명은 사실상 힘들다. 두 가지 모습 모두 자신의 생활이고 방송사의 해명에 반박할만한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해명을 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네티즌들의 일명 '신상 털기'가 빠르게 진행된 상황이고, 조작방송의 당사자들은 이미 피해를 입은 뒤다. 그 뒷이야기는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결국 방송 후 후폭풍은 출연자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물론 이런 패턴의 조작논란이 반복되자 방송사 측에서도 자체적으로 일반인 출연자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조작방송의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제작진이 시청률을 위해, 혹은 이슈 몰이를 위해 일반인들을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소모품쯤으로 여기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안녕하세요', '리얼 다큐 숨'. 사진 = KBS 2TV, MBN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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