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프로야구 역사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겼다.
한 시즌 반짝 할 수는 있다. 하지만 통산 기록, 그리고 최고령 기록은 꾸준하게, 오랫동안 활약하지 않고는 달성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승엽(삼성 라이온즈), 이병규(9번), 류택현(이상 LG 트윈스)의 2013시즌 전반기는 누구보다 빛났다.
▲ 이승엽, 이제 그의 홈런포는 프로야구의 역사
이승엽은 국내 프로야구와 일본 프로야구를 합친다면 이미 지난해 500홈런을 때린 선수다. 물론 이 기록도 큰 의미가 있지만 단일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선수가 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이승엽은 지난 시즌까지 국내 프로야구에서 345홈런을 때렸다. 지난해까지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인 양준혁(351개)과는 6개 차이. 국내 프로야구에서 8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린 그였기에 최다홈런 경신은 시간 문제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대업은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 이승엽은 기대치에 비해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많았다. 4월 2개, 5월 1개 홈런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그래도 이승엽은 이승엽이었다. 6월 2일 롯데전에서 홈런 한 개를 추가한 이승엽은 6월 14일과 15일 NC전에서 이틀 연속 홈런포를 터뜨리며 순식간에 양준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대업은 6월 20일 SK전에서 완성됐다. 이승엽은 양 팀이 1-1로 맞선 3회초 1사 1, 3루에서 등장, SK 선발 윤희상의 높은 속구를 통타해 3점 홈런을 때렸다. 2003년 단일시즌 56호 홈런 때처럼 타구는 좌중간을 향했다. 이 홈런은 이날 경기 결승홈런이 됐다.
이후 이승엽은 7월 5일 두산전에서 만루홈런을, 9일 SK전에서 홈런포를 추가하며 354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제 후반기에 만들어지는 그의 홈런은 모두 프로야구의 역사가 된다.
▲ LG 신바람 이끈 두 베테랑, 역사에 이름을 새기다
누가 이 선수를 한국 나이 40살이라고 생각할까. 이병규(9번)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부상을 털고 복귀한 5월부터 LG의 상승세를 이끌더니 7월에는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기록 2개를 세웠다.
이병규는 7월 5일 목동 넥센전에 출장, 좌전안타에 이어 3점 홈런, 우익선상 2루타, 중견수쪽 3루타를 연이어 때렸다. 이날 전까지 30년 넘는 프로야구 역사에서 단 14번 나온 사이클링 히트가 달성된 것이다. 이는 2009년 4월 11일 이종욱(두산) 이후 4년여만이었다. 특히 이병규는 만 38세 8개월 10일에 이를 기록하며 기존 양준혁(2003년 4월 15일, 당시 만 33세 10개월 19일)을 훌쩍 뛰어 넘어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 기록을 세웠다.
끝이 아니었다. 이병규는 다음 출장 경기인 9일 잠실 NC전에서 4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9연타석 안타를 때렸다. 그리고 10일 NC전 첫 타석에서 손민한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때리며 프로야구 새 역사를 썼다. 쉽사리 깨지지 않을 듯 했던 김민재(2004년 당시 SK)의 9연타석 안타 기록이 40살 선수에게서 깨진 것이다.
류택현의 기록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프로야구 최다 출장 기록을 세운 류택현은 올시즌에는 최다 홀드에도 자신의 이름을 올려 놓았다. 류택현은 16일 사직 롯데전에 출장, ⅔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홀드를 추가했다.
이날 홀드로 류택현은 정우람(SK)을 제치고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홀드를 올린 선수가 됐다. 43살이란 나이도 그렇지만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을 이기고 돌아와 활약하고 있는 것이기에 더욱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홀드 신기록이었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이승엽(첫 번째 사진), 이병규와 류택현(두 번째 사진 왼쪽부터).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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