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포항 김진성 기자] 여전히 별 중의 별이었다.
18일부터 19일까지 포항구장에서 진행된 올스타전. 이틀간 포항에서 가장 빛난 별은 역시 이스턴 올스타 이승엽(삼성)이었다. 이승엽은 18일 열렸던 올스타 홈런레이스에서 후배들을 압도하며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손가락이 아파 출전을 고사하려고 했으나 홈런레이스에서 꼭 우승해달라는 큰 아들 은혁 군의 부탁을 등질 수 없었다. 이승엽은 “아들에게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라고 했었다. 이승엽은 홈런레이스 내내 은혁 군과 함께 붙어있었다.
자상한 아들 바보 이승엽. 이날 그가 가장 빛난 이유는 홈런레이스 1위 자격으로 받은 상금 외에 우승자 자격으로 G마켓을 통해 대한적십자사 결연 아동에게 후원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이승엽이 후원을 맡은 어린이는 항문근육종을 앓고 있는 김찬희 군이다. 이승엽은 김 군에게 19일 올스타전 클리닝 타임에 직접 500만원을 전달하며 김 군의 쾌유를 빌었다. 이승엽은 “뜻 깊은 일에 동참하게 돼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김 군도 “병에서 나으면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해 팬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홈런레이스 우승으로 아들에게, 그리고 사회에 좋은 일을 하게 된 이승엽. 사실 굳이 이런 일들이 아니더라도 이번 올스타전의 주인공은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확실히 포항 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이날 올스타전 본 게임에 앞서 올스타 사인회가 열렸다. 일부 선수는 포항 시내 모 처에서 사인회를 벌였다. 이승엽은 포항구장 외야 잔디에서 사인회를 열었는데, 할당된 시간이 적었음에도 엄청난 팬을 모아 인기를 실감케 했다.
타석에서도 가장 큰 환호와 박수를 받은 이가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이날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큰 격려를 받았다. 다른 선수들이 등장할 땐 일부 팬클럽의 조직적인 응원에 따른 것이었다면,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설 땐 포항 팬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함성 소리가 들렸다. 포항에 삼성 팬이 많기도 했지만, 다른 삼성 선수들에 비해서도 이승엽에게 보내는 함성 소리가 컸다.
이승엽은 이날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다. 4타수 무안타. 그러나 수비에서 최선을 다하며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줬다. 본 게임에서 실력을 못 보여주면 어떠한가. 이미 이틀간 그가 보여준 실력과 훈훈한 마음씨. 그리고 팬들의 사랑까지. 포항 팬들에게 최고의 스타는 여전히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이 아무리 전성기에서 내려왔다고 해도 이승엽은 이승엽이었다.
[이승엽. 사진 = 포항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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