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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걸그룹 에이핑크(박초롱 윤보미 손나은 정은지 오하영 김남주)는 지난 2011년 4월 19일 데뷔, 이제 데뷔 3년차에 접어든 걸그룹이다.
첫 번째 정규앨범 ‘UNE ANNEE’와 싱글 ‘BUBIBU’로 가요계의 상큼한 바람을 몰고 왔던 에이핑크는 최근 3번째 미니앨범 ‘Secret Garden’으로 1년 2개월의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타이틀곡은 ‘No No No’다. 지친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힐링곡으로 깨끗한 멜로디와 힘을 주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다. 오랜 공백기에도 항상 함께해 주고 응원해 준 팬들을 향한 에이핑크의 마음 또한 담겨있다.
그간 에이핑크는 다시 완전체로 컴백하기까지 한 차례 큰 위기를 겪었다. 대세 연기돌로 거듭난 멤버 정은지를 주축으로 개별활동에 성과를 보이며 그룹의 이름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는 크게 일조했지만 지난 4월 멤버 한 명을 떠나보내고 7인조에서 6인조로 그룹을 재정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연습생 때부터 또 합숙 생활을 하며 동고동락한, 어느덧 가족이 돼버린 멤버의 빈자리는 남아있는 멤버들에게도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떠난 한 명의 몫까지 해내야하는 에이핑크의 이번 컴백 활동은 멤버들에게도 팬들에게도 여러 모로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예기치 못한 이같은 과정 속에서 컴백을 맞이한 에이핑크가 선택한 것은 가장 에이핑크다운 이미지와 음악으로 다시금 다가가는 것이었다.
고등학생인 막내 2명과 20대 초반으로 구성된 에이핑크는 데뷔 때부터 줄곧 청순하고 순수한 소녀의 이미지로 요정돌이란 닉네임을 얻었다. 1세대 대표 걸그룹 핑클과 SES를 표방하며 탄생했고 현존하는 그룹 중에는 소녀시대의 초창기 모습을 연상케 한다.
3년차에 접어든 지금도 에이핑크가 추구하는 것은 ‘요정돌’이다. 걸그룹으로서 변화를 고민해야 될 시기이기도 했지만 어울리지 않는 급격한 이미지 변신보다는 가장 강점을 더욱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너도나도 강렬한 섹시 콘셉트에 집착할 때 이는 적중했다.
현재 에이핑크는 ‘No No No’로 MBC 뮤직 ‘쇼 챔피언’에 이어 KBS 2TV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하며 데뷔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데뷔 때부터 형성된 팬클럽 규모나 팬들의 응집력 면에서도 에이핑크는 꽤나 지지기반이 탄탄하다.
팬층도 삼촌팬에 국한되지 않는다. 에이핑크도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팬의 남녀 비율은 6:4 정도인 것 같고, 중고등 학생 팬들부터 언니, 오빠들에 가족 단위의 팬들까지 다양한 팬층에 본인들도 놀랐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나선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외 팬들 역시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
이는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노랫말과 안무, 가슴과 다리를 훤히 드러내는 노출이 과한 의상으로 시선을 잡지 않더라도 가능했던 행보라 더욱 그룹의 존재감을 높여준다.
멤버들이 기존 이미지를 고수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팬들의 바람도 컸다. 계속해서 소녀로 남아주길 바라는 팬들의 염원이랄까? 실제로도 멤버들은 섹시해지길 거부(?)하는 팬들의 요청과 바람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고 한다. 이에 소속사에서의 변화에 대한 요구에도 멤버들이 먼저 나서서 지금의 콘셉트를 지켜냈다.
단, 멤버들 역시 에이핑크의 3년 후, 5년 후를 생각하고 대중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언젠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익숙한 이미지는 때론 식상함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 박초롱은 “저희도 우리의 변화가 느리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못 보여드린 모습이 너무나 많고 앞으로 조금씩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변화를 꾀하되 천천히 달라지고 싶다”고 말했다.
정은지도 “처음 요정 콘셉트가 어색하고 손발이 오그라들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고 좋다. 그리고 이미지는 그대로이지만 공백기간 보컬과 퍼포먼스에도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지금껏 무대에서 계속해서 라이브로 임하고 있고, 안무도 쉽게 추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굉장히 어렵고 힘든 춤이다.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을 예쁘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에이핑크, 정말 섹시해질 필요가 있을까?
선배 소녀시대의 경우에도 어느덧 데뷔 5년을 넘기며 소녀에서 여인으로 자연스레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호불호는 갈린다. 걸그룹에게 섹시 콘셉트는 어쩌면 성장을 위한 숙명과도 같은 과정일지 모르지만 나이가 들고 성숙해가는 것이 아쉽기도 하는 것은 소녀로 남길 원하는 팬들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멤버들은 “나중에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더라도 계속 에이핑크로 남고 싶다. 그런 날이 오면 어떨까 생각하면 설렌다. 우리에게도 언젠가 그럴 때가 오겠죠? 늘 함께하다 보니 이제는 멤버가 아니라 자매가 된 느낌이다. 자연스럽게 평생 함께 하고 싶다”고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에이핑크. 사진 = 에이큐브 엔터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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