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승패를 떠나 가슴 따뜻한 여자축구 남북대결이 펼쳐졌다.
지난 2005년 이후 8년 만에 방한한 북한여자대표팀은 공식기자회견에서부터 국가 명칭에 대해 민감한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에서 부르는 북한이 아닌 북측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취재진들이 북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북한 선수단은 한국취재진의 질문을 중간에서 끊으며 북한이 아닌 북측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을 경고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2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의 동아시안컵 2013, 1차전에서는 경기장 안팎으로 훈훈한 모습이 포착됐다.
일본에서 건너온 조총련계응원단과 6.15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는 한반도기 카드섹션을 만들며 '조국통일'과 '우리는 하나'를 외쳤다.
한국팬들도 한국과 북한 선수 모두에게 열띤 응원을 보내며 격려했다. 한국과 북한 선수들이 골을 넣을때마다 팬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북한선수들은 경기를 승리로 마친 후 관중석 곳곳을 돌며 기쁨을 나타냈고, 환호해준 한국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냈다.
남북응원을 받은 양팀 선수들은 치열한 몸싸움 후 넘어진 상대를 걱정하고 배려하며 민족애를 나타냈다. 특히 경기 막판 다리근육 경련을 일으킨 지소연을 북한 김남희가 마사지를 해주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선수들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윤덕여 감독과 북한의 김광민 감독은 경기 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윤덕여 감독은 김광민 감독에게 "북한축구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가는데 있어 많은 노력을한 지도력이 있는 친구다. 오랫만에 만났는데 서로 정말 반가웠다"고 말했다.
윤덕여 감독과 김광민 감독은 지난 1990년 열린 남북통일축구서 선수로 맞대결을 펼친 경험이 있다. 두 감독은 23년이 지난후 나란히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그라운드서 재회했다.
여러가지 훈훈한 모습을 남긴 이번 경기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29년부터 해방 직후인 1946년까지 계속돼 왔으나 한국전쟁 등 남북 분단 이후 중단된 경평축구(서울-평양의 지역 대항 축구 경기) 부활의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
[최선을 다한 남북선수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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