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후반기. 한화에 뭘 기대할 수 있을까.
승률 0.301. 최하위 한화가 후반기를 맞이한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22일 현재 4위 두산과 무려 18경기 차다. 장기레이스에서 이 정도 격차를 뒤집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넋 놓고 후반기를 보낼 순 없다. 한화는 내부적으로 전반기 막판 1,2군 보직 조정과 젊은 선수들의 중용으로 노선을 확실하게 정립했다. 올스타브레이크에는 1,2군 일부 코치들의 보직을 맞바꾸며 리빌딩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화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계획. 계획 속에는 마침맞은 전략이 필요하다. 한화가 지난 수년간 리빌딩에 실패한 건 전략을 옳게 짜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후반기에 리빌딩 전략을 옳게 세워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지금 한화는 김응용 감독의 1500승 임박을 기뻐할 여유는 없다.
▲ 김태균 부활조짐, 한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반기 타율 0.305 4홈런 33타점. 보통의 타자라면 준수한 기록이다. 그러나 김태균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2년 연속 15억원을 받는 연봉킹 김태균의 전반기. 한화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KIA와의 전반기 최종 2연전서 6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전반적으로 7월 들어 날카로운 스윙이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태균의 행보는 한화의 리빌딩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흔히 야구인들은 “중심 선수가 굳건히 자기 위치에서 제 몫을 해줘야 다른 선수들을 키울 수 있다. 뼈대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건축물을 올리긴 어렵다”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김태균이 최소한의 중심을 잡아줘야 야수 리빌딩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태균은 한화 야수진의 리더다. 김태균이 신바람을 내야 팀 분위기가 좋아진다. 팀 분위기가 좋아지면 젊은 야수들도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 마찬가지 의미로, 전반기 막판 송광민의 유격수 합류로 오선진, 이대수, 조정원 등의 경쟁도 덩달아 치열해졌다. 김태균의 방망이에 따라 승패는 물론, 리빌딩 분위기까지 왔다갔다할 수 있다.
▲ 각종 투타 보직 재정비, 후반기엔 완전히 자리매김 가능?
전반기 막판 단행한 일부 선수들의 보직 변경. 마운드에서 두드러졌다. 조지훈, 이태양, 임기영, 송창현 등의 중용. 한화는 장기적으로 이들을 1군 선발과 셋업맨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물론 이들은 잘 던지기도 했고, 얻어맞기도 했다. 후반기엔 결과를 떠나서 김 감독이 이들의 활용 기준을 분명하게 설정해 그대로 밀어붙이는 뚝심을 보여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이들이 경험을 쌓는 사이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송창식, 박정진 등의 역할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선발진에 조지훈과 이태양이 합류할 경우 기존 대니 바티스타, 대나 이브랜드, 김혁민과 함께 5선발 체제를 꾸릴 수 있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 부상으로 이탈한 유창식과 안승민의 행보도 체크해야 한다. 이들이 건강한 몸으로 돌아온다면 또 한번 보직 경쟁에 소용돌이가 칠 수도 있다. 어쨌든 후반기엔 장기적 차원에서 선발진의 틀이 반드시 잡혀야 한다. 그래야 중간계투진의 과부하를 막고 마운드 운영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
야수진은 마운드보단 비교적 정비가 잘 돼 있다. 유격수 송광민을 중심으로 한 내야 경쟁 체제는 선순환 효과를 낳고 있다. 외야에도 고양 원더스에서 영입한 송주호가 경쟁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고동진, 추승우, 최진행 등을 중심으로 틀이 잡힌 느낌. 야수진 문제는 포수다. 한승택, 정범모, 이준수 등을 고루 기용하고 있지만, 중심축 신경현이 빠져나가면서 안정감이 떨어졌다. 포수는 투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존재. 이 부분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 후반기에도 획기적인 변화 바람이 불긴 어려울 전망이다.
▲ 그래도 승률 3할은 최후의 자존심이다
결정적으로 김응용 감독이 강조하고 있는 것. 3할 승률이다. 김 감독은 “이기는 걸 보여줘야 하는 데 자꾸 져서 어짜노”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리빌딩의 완성은 승리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중심축이 잡힌 상황에서 자꾸 이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이 유입돼야 가장 이상적인 리빌딩이다. 그러나 한화는 현재 중심축이 약하고 이기는 습관도 잡혀있지 않아 리빌딩이 지지부진하다.
한화는 전반기 막판 선수단 정비에 이어 퓨처스 코치들을 1군에 올리면서 유망주들 지도에 대한 연속성 효과를 노리게 됐다. 리빌딩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승수를 쌓겠다는 전략. 전통적으로 하위권 팀들은 후반기엔 힘을 냈다. 상대적으로 순위싸움의 열기가 식으면서 고춧가루 부대의 활동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올 시즌엔 순위싸움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조짐. 상위권 팀들이 시즌 막판까지 한화를 상대로 자비를 베풀지 않을 전망이다. 한화로선 후반기엔 스스로 강인해져야 한다. 1982년 삼미(0.188), 1986년 빙그레(0.290), 1999년 쌍방울(0.224), 2002년 롯데(0.265) 등 역사상 단 네 팀에 불과했던 2할대 이하 승률. 3할 승률을 지키는 건 한화의 마지막 자존심이자 원활한 리빌딩의 밑바탕이다.
[한화 선수단(위), 김태균(가운데), 김응용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