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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김종학 PD의 죽음에 TV드라마 연출계의 심정은 그야말로 참담하다.
MBC 시절 함께 일했던 후배 연출자 김수룡 PD는 23일 오후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바로 드는 생각이 김종학 선배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이건 한국 드라마의 죽음만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명예 때문에 죽음을 택했을 것"이라며 "누가 뭐래도 최고의 PD였는데, 그렇게까지 극단적 행동을 한 건 아마 압박이 있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 PD는 또 "한국드라마 제작의 구조적 모순이 김종학 PD 개인의 죽음으로 노정된 것"이라고 참담해 했다.
KBS의 이응진 PD는 "사적인 모임에서 김종학 선배를 많이 봐왔다"며 "감독으로 살았으면 전설인 분인데…"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 PD는 "그 형(김종학 PD)이 제작사 사장을 할때, 한때의 예술혼인데, '아! 내가 사장의자에 앉아 있으니까 큰 일 나겠구나. 너무 편하고 좋아'하고 자탄하며 '뿌리쳐야 하는데…'라고 얘길했던게 기억난다"며 "그 자리에 오래 앉아 있다가 고생을 하신 것 같다. 창작을 하려면 편하면 안된다'고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김종학은 한국대중예술의 총총한 눈동자를 가진 최고의 드라마 작가였다"고 칭송했다.
김종학 PD는 23일 오전 경기도 분당 야탑동의 한 고시텔 5층에서 문틈을 청테이프로 막은 뒤 번개탄을 피워 숨진채 발견됐다.
김 PD의 죽음을 놓고 방송계는 "수익구조가 불분명하고 제작자가 무한 리스크를 짊어지고 가는 현 드라마제작의 구조적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김종학 감독 개인의 잘못도 있겠지만, 절대 갑인 방송사, 그리고 일부 스타, 일부 작가의 지나친 보수, 스태프와 연기자들에 수익이 고르게 배분 못하는 구조 등 문제가 곪아터진 것"이라고 탄식했다.
김 PD는 그동안 드라마 '신의'의 미지급 문제로 사기 횡령 배임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었고, 최근에는 경찰로부터 출국금지까지 당한 상태였다.
[김종학 PD.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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