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FC안양 선수단이 스타들의 연기스승으로 유명한 싸이더스 HQ 아카데미 안혁모 원장의 특강을 듣고 울음바다가 됐다.
춘천에서 전훈 중인 안양 선수단은 24일 오후 숙소 내 회의실에서 안혁모 원장을 초청해 ‘자기관리와 꿈’을 주제로 90분간 특강을 실시했다. 이 날 강연자로 나선 안혁모 원장은 일반 기업체와 연기단체에서 특강을 진행해 본적은 있으나 스포츠 분야에서 특강을 한 적은 처음이라며 기대반 긴장반의 심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날 강의를 들은 안양 선수들은 강연에 크게 감동한 모습이었다.
특히 안양 선수단은 ‘지상최고의 게임’이란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보며 강연을 들을 땐 대부분의 선수가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흘렸다. 골프 챔피언을 꿈꾸는 주인공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꾸준히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으나 현실에 맞게 묵묵히 가족을 부양하길 원했던 아버지와는 갈등이 있었다. 주인공이 원하던 골프대회에서 우승할 때 그 자리를 함께한 아버지를 발견하면서 갈등은 극복되는데 이 장면에서 선수단의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
6살 때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에 큰 상처가 있는 김원민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는데 부모님 보다 할머니의 반대가 심했다. 그 힘든 운동을 왜 하냐고 운동선수의 길을 선택한 손자에 대한 애처로움으로 축구하는 걸 반대했다”고 말했다.
청소년 대표 출신 최진수는 “어머니의 반대가 심했다. 이모, 삼촌이 운동에서 좋은 성과를 냈으나 그 과정이 너무 힘든걸 알고 계셨기 때문에 축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다. 초등학교 축구부에 들어갔지만 몰래 축구부 생활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머니 모르게 축구를 해서 신발에 흙을 묻히고 집에 들어가면 크게 혼이 났다. 때문에 축구한 흔적을 들키지 않으려고 집에 들어가면 제일먼저 신발을 들고 화장실에서 매번 흙을 털어야 했다”며 강연을 통해 예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축구를 반대하던 두 선수의 가족 분위기도 강연 속 영화 하이라이트처럼 극적으로 바뀌었다. 축구를 반대하던 최진수의 어머니는 가장 큰 조력자가 되었고, 김원민에게 축구를 그만 두라던 할머니의 잔소리는 더 이상 현실에서 들을 수도 없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다.
최진수는 “이제는 어머니가 먼저 힘들지 않느냐며 보양 음식도 많이 챙겨주신다. 어릴 때는 가장 반대하셨지만 지금은 가장 힘이 되는 분이다. 항상 용돈을 많이 드리지도 못해 죄송한 마음이지만 더 열심히 해서 용돈도 많이 드리고 예전에 내가 고생시켰던 마음을 이제는 편하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교 3학년 때 축구를 반대하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김원민은 “제가 할머니를 워낙 좋아했다. 대학시절 숙소생활을 하다가 집에 갈 일이 있으면 할머니 댁을 먼저 들른 후에 집에 가곤 했다. 그때도 축구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그걸 알면서도 할머니 댁에서 떡볶이도 먹고 매번 쥐어주시는 천원짜리용돈을 기쁜 마음으로 받았던 기억이 많이 남는다”고 밝혔다. 이어 “할머니가 돌아가실 즈음엔 내가 버는 돈이 거의 없어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프로선수가 된 후에 많이 보답하려고 했는데 아쉽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산소에 가서 몇 번 인사를 드렸는데 할머니의 반대하던 목소리마저 이제는 그립게 됐다”며 소감을 전했다.
안혁모 원장은 안양선수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도 남겼다. “꿈은 가슴에 묻어두되 절대 포기하지마라. 스타가 빛나는 이유는 오랜 시간동안의 기다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다림 뒤에 펼쳐질 꿈을 그려라. FC안양의 프로축구선수라는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고 노력하면 본인이 원하는 꿈이 이루어질 것이다”며 특강을 마무리했다.
[사진 = 안양FC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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