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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72) 감독이 자신의 작품 ‘이웃집 토토로’가 당초 기획의도와 다르게 어린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며 안타까워 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26일 오후 일본 도쿄도 코가네이시에 위치한 ‘니바리키 감독님 아틀리에’에서 국내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미야자키 감독은 자신의 작품 ‘이웃집 토토로’에 대해 “내가 토토토를 만든 이유는 어린이들이 밖에서 뛰어 놀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어린이들이 밖에서 노는 것이 아니라 TV만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바람이 분다’에서 제로 파이터의 제작자인 호리코시 지로라는 실존 인물을 작품의 주인공으로 한 이유에 대한 답으로 나왔다.
미야자키 감독은 “호리코시 지로는 (사람을 죽이는 무기로 쓰인다는) 의식은 안 했겠지만 그가 만든 비행기는 태평양 전쟁에 쓰였다. 그렇다면 ‘그가 단지 열심히 살았다고 죄가 단죄되는 것인가?’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야자키 감독은 ‘바람이 분다’가 실존 인물을 출연시킨 것과, 1920년 이후 관동대지진을 작품의 배경으로 한 것에 대해서 “호리코시 지로는 군의 요구를 받았지만 그것에 대항하면서 살아온 인물이다. 관동 대지진이라는 것은 일본의 운명을 정하는데 있어서 큰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모든게 타버린 상황에 인생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신작이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벼랑위의 포뇨’후 5년 만에 신작 ‘바람이 분다’는 비행기 설계자 호리코시 지로의 사랑과 비행기에 대한 열정을 담은 작품이다.
호리코시 지로는 제로 전투기를 만든 실존 인물로, 미쓰비시내연제조(현 미쓰비시 중공업)에 입사해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의 대표적 전투기인 제로 파이터(제로센)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바람이 분다’는 그의 반생을 유족의 동의 하에 호리코시 지로의 반생에 호리 다쓰오의 동명 소설 ‘바람 불다’의 사랑이야기를 접목해 새롭게 만들어진 작품이다.
1920년 전세계적인 대공황과 일본의 관동 대지진 이후부터 태평양 전쟁 이전까지를 배경으로 청년 호리코시 지로의 비행기에 대한 열정과 불치병에 걸린 연인을 향한 사랑을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을 통해 담아냈다. 일본은 지난 20일 개봉됐다. 한국 개봉은 9월 초 예정.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사진 = 대원미디어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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