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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송강호와 봉준호 감독은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내는 묘한 힘이 있다. 두 사람의 화려한 순간에는 항상 서로가 존재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과 '괴물'이 그랬다.
이번에도 명콤비가 다시 뭉쳤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설국열차'의 메가폰을 잡았고 송강호는 '설국열차'에서 열차의 설계자이자 반란의 키를 쥔 핵심인물 남궁민수로 분했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에 항상 송강호라는 배우가 있어야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는 것이냐는 농담반 진담반 질문에 다 봉준호 감독 덕분이라고 답했다. 연기를 잘 하는 '괴물' 또는 '연기의 신'이라 불리는 사람치고는 약한 소리가 아닐 수 없다.
그는 "말을 듣고 보니 최고 흥행작을 나와 같이 하긴 했다"며 "'설국열차'도 당연히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한국 관객이 봉준호 감독을 너무 좋아하고 기대한다. 한국 영화계에서 봉준호 감독의 브랜드는 최고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설국열차'의 흥행 스코어에 대해 "숫자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물론 다다익선이기는 하다. 손익분기점은 넘어가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의 영광을 함께 했던 고아성도 '설국열차' 속 기차에 태웠다. 이 두 배우는 봉준호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출연을 승낙했다. 사실 송강호와 고아성의 등장은 '괴물'을 떠올리게 한다. '괴물'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세계판인 '설국열차'에서 다시 한 번 선보이고 있달까. 두 사람을 둘러싼 상황과 설정은 '괴물'과 맞닿아 있다.
송강호는 "나도 그렇게 생각된다. 나와 (고)아성이가 다시 부녀지간으로 나오는 것도 그 복선인 것 같다 .약간은 다른 점이 있지만 '괴물'의 세계버전 같은 느낌이다. 한강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한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열차라는 공간에서 이야기한다. 그 속에서 한강의 부녀가 다시 나타나고. 하지만 결말은 한강의 이야기와 정 반대다. 그런 것이 봉준호 감독의 잔 재미"라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와 고아성 외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존 허트,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옥타비아 스펜서, 이완 브렘너, 앨리슨 필 등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로 '설국열차'의 세계를 완성해 냈다. 송강호에게도 특별한 경험일 테지만 이들에게도 송강호라는 배우와의 작업은 특별했다. 다들 그의 연기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특히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빛나는 자타공인 연기 잘 하는 배우 틸다 스윈튼의 경우 "현재 살아있는 배우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한 사람"이라며 극찬을 보냈다.
송강호는 "과찬이다. 서양인들이 기본적으로 몸에 배어 있는 남에 대한 배려와 친절, 칭찬이다. 동양적인 사고로 보자면 낯간지럽고 이런 이야기를 잘 하지 못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문화지 않나. 그런 차원이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전작에 계속 나온 배우기도 하니까 감독에 대한 배려심에서 한 이야기"라며 "다 함께 모여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할리우드마저 사로잡은 송강호는 해외 진출을 꿈꾸기 보다는 현재 있는 위치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K-필름을 알릴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직접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기 보다는 경쟁력 있는 한국영화를 통해 세계 영화 관객들에게 한국영화와 자신을 알릴 예정인 것.
송강호는 "케이 필름이라는 말도 있다. 그런 추세는 확실한 것 같다. 아시아나 미국 특히 유렵에는 한국 영화의 힘이 제대로 심어져 있다. 이창동, 박찬욱, 김기덕, 홍상수 감독 등 잘 알려진 감독들도 있지만 뛰어난 한국영화들도 많다. 단편도 그렇고. 신인 감독들의 작품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앞으로의 문제는 얼마만큼 대중적으로 멀리 퍼질 수 있느냐인 것 같다"고 평했다.
괴물 같은 연기력을 선보인 송강호를 중심으로 또 한번 K-필름의 열풍을 불러올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의 멈출 수 없는 반란을 그려낸 영화다. 오는 31일 전야 개봉.
[배우 송강호.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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