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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의 폐지설이 또 다시 불거졌다.
한 번은 지난 2011년 MC 강호동이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했을 때였다. 그때는 강호동을 대체할 '무릎팍도사'란 없기에 진짜로 일시 폐지됐었다. 그리고 최근 또 폐지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에는 강호동이 멀쩡히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무릎팍도사'의 최대 위기다.
MBC는 파일럿 프로그램 '스토리쇼 화수분'을 8월 1일 '무릎팍도사' 시간대에 방송할 계획이다. 그리고 '무릎팍도사'의 폐지설은 부인한 상황이다. 하지만 '스토리쇼 화수분'이 시청자들로부터 '무릎팍도사' 이상의 반응을 얻는다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질지 예상하기 어렵다. '무릎팍도사'가 MBC 대표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이미 MBC는 스타 MC 유재석, 김원희가 진행하던 '놀러와'를 하루아침에 폐지시켜버린 전례가 있다.
'무릎팍도사'는 언제부터인가 '식상함'이란 이미지가 달라붙었다. 보조 MC도 이수근, 장동혁으로 바꾸고 세트도 바꿔봤지만 시청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정작 달라져야 하는 건 내용이다. '힐링토크'와 '독설토크'가 양분한 요즘 토크쇼 트렌드에서 '무릎팍도사'의 위치선정은 애매하고, 질문이 시청자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의외의 경우가 별로 없는 것도 기대감을 낮추는 이유 중 하나다.
그래도 '무릎팍도사'가 이대로 폐지되는 건 분명 아깝다. '놀러와'의 시청률이 예전만 못하긴 했었지만 막상 폐지된 뒤에는 유재석과 김원희가 한 화면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깔깔거리던 게 그리웠던 것처럼 '무릎팍도사'가 폐지되면 연지 찍은 강호동 도사도 그리워질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최근 게스트들은 '뻔하다'란 얘기가 있었지만 막상 말 많았던 축구선수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 편도 그의 입담이 퍽 재미있었고, 이시영 편도 배우이면서 복싱을 하는 그의 진지한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어 의미 있는 방송이었다.
박찬호 편의 경우 지금은 폐지된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의 첫 회 게스트가 박찬호였단 걸 돌이켜본다면, 같은 게스트로 '무릎팍도사'가 얼마나 알차고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어낸 건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좀 더 강렬한 인상. 그래서 최대 위기에 몰린 지금이야 말로 그가 게스트로 나설 순간이다. 바로 MC 강호동이다.
강호동이 토크쇼 게스트로 잘 나서지 않으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나 이제는 강호동도 마음을 열고 시청자들에게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강호동은 MC 자리에서 게스트들의 이야기에 "하하하" 하고 크게 소리 내서 웃는데, 이걸 보고 과장됐다는 시청자들의 말이 나오는 건 그만큼 강호동과 시청자들 사이에 벽이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그의 웃음에서 진정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이제는 강호동이 게스트로 앉아서 속 시원하게 얘기를 좀 했으면 한다. 그가 생각하는 '무릎팍도사'의 부진에 대해서도, 최고의 라이벌 유재석에 대한 이야기도, 또 방송인이 아닌 인간 강호동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이제는 좀 털어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무릎팍도사' 최대의 위기다. 그리고 또 모를 일이지 않나. 강호동의 솔직한 고백들이라면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시 돌릴 수 있을지도.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MC 강호동.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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