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재학호가 드디어 격전지로 향한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이 28일 오후 7시 50분 인천공항을 통해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8월 1일~11일)가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로 향한다. 유 감독은 윌리엄존스컵 대회 귀국 인터뷰서 “세계선수권 티켓 가능성? 50%”라고 했다. 아시아 남자농구 양강은 중국과 이란이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한국은 일본, 필리핀, 요르단, 카타르 등과 함께 내년 남자농구월드컵 본선 티켓 마지막 1장을 다툴 전망이다. 한국은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가 현실적 목표다.
대표팀은 윌리엄존스컵 대회를 마친 뒤 17일부터 다시 진천에서 합숙훈련을 했다. 존스컵서 어려움을 느꼈던 장신자 수비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유 감독은 “방법이 없다”라고 했으나 훈련을 통해 조금씩 방법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그동안 계속 점검하고 실험했던 공수패턴에 대한 최종정비와 존스컵 이후 새롭게 정비된 멤버들의 대표팀 적응 작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불안요소가 남아있다.
▲ 장신자 수비, 정말 존스컵 때보다 나아질까
유 감독은 현재 대표팀 빅맨들이 경쟁국들의 빅맨, 특히 귀화선수들에게 파워에서 밀린다고 했다. 정상적인 수비는 안 된다는 의미. 유 감독은 경쟁국 장신자들을 골밑에서 최대한 자리를 잡지 못하게 하거나 아예 골밑 깊숙하게 몰아넣어 외곽으로 크게 튕겨나가는 리바운드를 장악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장신자들을 골밑에 자리잡지 못하게 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적극적인 오버가딩(수비수가 공격수 앞에서 수비를 미리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터프한 몸싸움과 뒷공간을 커버할 수 있는 빠른 움직임이 요구된다. 결국 김주성, 이승준, 이종현, 김종규, 빅맨들의 유기적인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윤호영, 최준용 등 장신포워드들도 적극적으로 도움수비와 리바운드에 가세해야 한다.
대표팀은 그동안 진천에서 대런 켄트(208cm), 마커스 구드(208cm), 모리스 볼든(208cm), 아이작 웰스(203cm) 등을 가상의 상대로 삼아 훈련을 했다. 유 감독은 비교적 만족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실전이다. 1라운드서 만날 중국, 이란뿐 아니라 대만, 카타르, 필리핀, 일본 등 대부분 국가가 미국계 장신자를 귀화선수로 쓴다. 극복하지 못하면 내년 월드컵 티켓은 없다.
▲ 방열 회장의 날카로운 지적, 심판 콜 문제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은 26일 대표팀 결단식에서 “심판 판정에 예민해지지 말고 웃는 얼굴을 보여줘라. 경기가 시작하면 최대한 빨리 심판의 성향을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오랜 감독생활에서 나온 현실적 조언. 최근 한국은 국제대회서 연이어 심판 판정에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FIBA룰은 프로농구 룰과는 엄연히 다르다. 몸싸움은 관대하고 트레블링 등 바이얼레이션은 엄격하게 콜을 한다. 심판 성향에 따라 그 정도가 약간 달라질 뿐이다.
방 회장의 지적은 결국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하라는 소리다. 혹시 불리한 콜이 나오더라도 항의를 하기보단 경기력으로 이겨내라는 것. 항상 강조했던 부분이지만, 한국은 그동안 국제대회서 심판 콜 하나가 미묘한 마인드 컨트롤 실패로 이어져 손쉬운 슛을 놓치거나 연속 실점으로 흐름을 빼앗기곤 했다. 전문가들은 심판 콜에만 적응을 잘 하면 최대 10점을 벌 수도 있다고 말한다. 유 감독도 일찌감치 자유투 하나 더 넣고 실책 하나 덜 하는 농구를 강조해왔다.
▲ 정보전쟁, 확실히 대비가 됐을까
유 감독은 존스컵을 마친 뒤 “스카우트, 전력 분석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농구의 병폐다. 돈과 시간만 투자하면 되는데 대한농구협회와 KBL은 아무런 손을 쓰지 않았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 결국 아시아선수권대회의 핵심은 귀화선수. 그러나 한국은 그들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존스컵서 처음 상대해보면서 뒤늦게 신상정보를 파악했다.
문제는 아시아선수권서 한국과 순위경쟁을 펼칠 국가 대부분이 귀화선수를 빅맨으로 영입했고, 그들이 모두 존스컵에 참가하진 않았다는 것. 전력을 감추기 위한 의도에서 일부러 참가시키지 않았거나 100% 전력을 다하지 않은 귀화선수도 있었다. 한국이 이런 부분에 대한 대비까지 완벽하게 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 카타르는 최근 NBA 출신 자비스 헤이즈를 귀화시켰다. 한국으로선 미지의 상대. 한국은 카타르와 결선 8강 토너먼트서 만날 수 있다. 세밀한 버릇이나 스타일을 모르고 경기에 임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궁금하다.
대표팀은 6월 3일부터 진천에서 합숙훈련을 했다. 변칙적 강압수비, 장신자 대비용 수비, 문성곤과 최준용, 이종현에 대한 활용까지. 이젠 그동안 준비했던 비장의 무기들을 모두 쏟아부어야 한다. 유재학호가 28일 밤 지난 2개월의 땀을 보상받기 위해 필리핀 마닐라로 떠난다.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는 남자농구의 미래가 걸린 매우 중요한 대회다.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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