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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온라인 뉴스팀]
‘한발짝 더… 카파처럼 다가서라’
헝가리 출신의 전설적 사진작가이자 종군기자인 로버트 카파의 '로버트 카파 100주년 사진전(www.robertcapa.co.kr)’이 오는 8월 2일부터 10월 28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사진전은 로버트 카파의 일대기를 총망라한 대표 사진 160여점을 전시한다. 사진들은 그의 기념 재단인 뉴욕 ICP가 소장한 오리지널 프린트다. 로버트 카파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과 카파의 소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현재 사진작가로도 활동중인 탤런트 및 영화배우 조민기가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또한 바람처럼 드라마틱했던 종군사진작가 로버트 카파(Robert Capa)의 삶이 각기 다른 세 편의 영화로 스크린 속에서 되살아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조기로 불리는 마이클 만과 영국 감독 폴 앤드류 윌리엄즈가 각각 메가폰을 잡는 '웨이팅 포 로버트 카파(Waiting for Robert Capa)'와 '클로즈 이너프(Close Enough)'는 모두 스페인 내전 중 꽃피웠던 카파와 그의 연인 게르다 타로(Gerda Taro)의 사랑을 다룬다. 이중 '웨이팅 포 로버트 카파'는 카파의 전기를 다룬 수사나 포르테스(Susana Fortes)의 동명소설(2011년)을 각색한 것이다.
이들 영화 중 폴 앤드류 윌리엄즈의 영화 '클로즈 이너프(Close Enough)'에는 카파 역으로 '토르:다크 월드'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배우 톰 히들스턴이 캐스팅 되었다. 또 연인 타로 역은 헤일리 엣웰이 출연한다.
풍운아로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카파는 혜성처럼 역사의 무대에 등장했고, 가장 드라마틱한 방식으로 그 무대로부터 사라졌다. “당신의 사진이 별로라면 가까이서 찍지 않았기 때문이다.”란 그의 말처럼 그는 사진기만 달랑 맨 채 포탄 속으로 뛰어들곤 했다. 그런 철의 심장으로 바로 옆에서 총을 맞고 쓰러지는 군인, 오마하 해변을 가득 매운 셀 수 없는 시체 등 수많은 전쟁의 처참한 모습들을 필름에 담아냈다.
타로와 카파는 파리에서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둘 다 유태인으로 나치를 피해 헝가리와 독일로부터 도망친 망명객이었다. 카파는 타로에게 사진을 가르쳤고, 둘은 전쟁터를 함께 누비며 수많은 참상을 기록했다. 총알이 빗발치는 스페인 내전 가운데서 둘은 열렬히 사랑했다. 하지만 카파가 잠시 파리로 돌아간 사이 타로는 혼자서 사진을 찍다가 탱크에 부딪쳐 사망했다. 졸지에 가장 소중한 삶의 동반자를 잃은 카파는 이때의 충격으로 단 한 번도 결혼하지 않았다.
타로의 죽음 이후 카파는 슬픔을 잊기 위해 일에 몰두했다. 그는 스페인 내전을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과 중일전쟁, 이스라엘의 독립전쟁, 제1차 인도차이나전쟁 등 삶과 죽음의 현장을 누비며 수많은 작품을 찍었다. 휴식을 이유로 그는 한국전쟁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치열한 오마하 해변 전투를 기록한 사진은 카파가 아니면 도저히 찍을 수 없는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 사진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커다란 영감을 제공했다. 훗날 그는 해안선을 가득 매운 시체와 바닷가를 물들인 피의 현장에서 공포를 잊는 유일한 방법은 셔터를 누르는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일을 하지 않을 때의 카파의 삶도 파란만장했다. 도박과 술에 취해 살았던 그는 윈스턴 처칠의 며느리인 파멜라 처칠과 비비안 리, 버그먼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염문을 뿌렸고, 작가인 존 스타인벡과 어니스트 헤밍웨이, 화가 파블로 피카소 등과 교류했다.
1954년 5월 카파는 제1차 인도차이나전쟁 상황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베트남으로 향했다. 두 명의 라이프지 기자와 함께 프랑스군을 취재하던 그는 군인들의 이동모습을 가까이서 찍기 위해 지프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5분 후, 귀를 찢을 듯 커다란 폭발음이 났다. 카파가 지뢰를 밟은 것이었다. 그의 나이 41세, 병원에 도착하기 전 그는 숨을 거두었다. 카파는 그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인 게르다 타로와 똑같은 모습으로 저 세상으로 떠나갔다.
로버트카파는 1913년 10월 22일 헝가리 유태인의 가정에서 태어나 스페인 내전부터 노르망디 상륙작전, 인도차이나 전쟁에 이르기까지 20세기 현대사에서 가장 사실적인 전쟁 사진 기록자로 남아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어윈 쇼, 존 스타인벡과 같이 전쟁터를 누비며 활동했고 피카소, 마티스 등과 예술적 교감을 가졌다. 또한 스페인 내전에서 탱크에 치여 숨진 첫사랑 ‘게르다 타로’를 잊지 못해 당대 최고 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의 청혼을 뿌리친 진정한 보헤미안, 로맨티스트로도 유명하다.
1954년 41세의 나이로 인도차이나반도 전쟁터에서 지뢰를 밟고 죽음에 이르는 순간 그의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한 시대의 결정적 순간을 붙잡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서 사진을 찍었던 그는 ‘카파이즘’이라는 용어를 탄생시켰다.
[로버트카파의 첫사랑 타로가 찍은 카메라를 든 카파-잉그리드 버그먼-파리에서 카파(위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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