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축구에선 ‘점유’보다 ‘공간’이 중요할 때가 있다. 지난 시즌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 패한 것이 대표적이다. 볼을 소유할 땐 확실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90분 동안 진행되는 경기에서, 언젠가는 무너지는 순간이 온다. 축구도 결국엔 사람이 하는 스포츠다.
한일전 다시보기① 베스트11
한국과 일본 모두 1차전과 똑같은 베스트11을 내세웠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에도 김신욱을 벤치로 내렸다. ‘196cm’ 김신욱에 대한 홍명보 감독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홍명보 감독은 1-1 상황에서 김신욱이 아닌 제로톱을 꺼냈다. 그만큼 그는 롱볼축구를 경계했다.
한일전 다시보기② 포메이션
양 팀의 기본 포메이션은 4-2-3-1로 같았다. 때문에 대부분의 포지션 싸움은 1대1로 이뤄졌다. 특정 위치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곳이 없었다는 얘기다. 한국 4-2-3-1의 특징은 ‘3’의 좌측에 위치한 윤일록이 중앙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때 이승기와 포지션 체인지를 자주 시도했다. 1-1 동점골도 이 상황에서 나왔다. 이승기가 영리한 움직임으로 2명을 유인했고 윤일록에게 순간적으로 많은 공간이 생겼다. 윤일록의 슈팅도 정확하고 빨랐다. 반면 반대쪽의 고요한은 김창수와의 연계플레이에 더 집중했다. 김동섭의 움직임은 다소 아쉬웠다. 후방 또는 측면으로 자주 빠지며 상대 센터백을 끌어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로인해 전체적으로 윤일록, 이승기 등이 침투할 공간이 부족했다.
한일전 다시보기③ 김창수
자케로니 감독은 한국의 점유에 맞서 수비라인을 내리고 역습 위주의 공격을 펼쳤다. 그리고 한국 수비의 실수를 틈타 카키타니가 선제골을 넣었다. 카키타니의 골은 한국의 코너킥 이후 나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한국은 홍정호, 김영권이 공격에 가담한다. 그리고 상대 역습에 대비해 김창수가 최후방을 지킨다. 일본이 걷어낸 볼은 스로인을 거쳐 김창수에게 연결됐고 김창수의 롱패스는 또 다시 끊겨 곧장 한국 진영으로 날아왔다. 이때 홍정호, 김영권은 완전히 돌아오지 못했고 김창수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시도하다 카키타니를 놓쳤다. 이처럼 앞으로 전진된 상태에선 후방에 늘 많은 공간을 내주게 된다. 한국은 이 부분에 약했고 일본은 이를 잘 이용했다.
이후 윤일록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홍명보 감독은 후반 25분 변화를 시도했다. ‘원톱’ 김동섭을 빼고 ‘날개’ 조영철을 투입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에 대해 “김신욱을 먼저 내보내면 선수들이 무의적으로 롱볼을 시도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조영철은 전방에서 이승기와 나란히 섰다. 하지만 전문 스트라이커는 아니었다. 좌측으로 크게 빠지며 윤일록과 위치를 자주 바꿨다. 10분 뒤엔 이승기 대신 고무열이 나왔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제로톱 카드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시간이 부족했고 연습시간이 짧아 선수들간의 약속된 움직임이 부족했다. 후반 44분 김신욱이 전격 투입됐지만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한일전 다시보기⑤ 카키타니
무승부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는 후반 45분을 지나 추가시간에 접어들면서 균형이 깨졌다. 잦은 선수교체로 포지션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한국이 또 다시 수비 진영에 많은 공간을 내줬다. 고요한이 전진한 틈을 타 고마노가 빠르게 오버래핑에 나섰고 볼은 하라구치의 돌파와 슈팅을 거쳐 카키타니의 마무리로 이어졌다. 공간이 벌어진 것도 문제였지만 홍정호가 너무 쉽게 돌파를 허용한 것도 아쉬웠다.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카가와보다 낫다던 카키타니는 한일전서 혼자 2골을 넣으며, 높은 위치까지 전진한 한국 수비가 발 빠른 공격수에 얼마나 취약한지 제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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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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