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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엠넷은 저에게 너무나 중요한 회사입니다. 로이킴씨는 그 회사에 소속된 가수이십니다. 또한, 저는 CJ E&M (엠넷)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돈을 벌어야 하는 두 아이의 아빠이고 남편이며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라면상무 사건과 모 우유 업체의 대리점에 대한 밀어내기 횡포 등 사회적인 파문을 불러일으킨 ‘갑의 횡포’의 피해자는 가요계에도 있었다.
인디뮤지션 어쿠스틱레인은 최근 몇주간 데뷔 이후 대중의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인물이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잘나가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인 ‘엄친아’ 로이킴이 자신의 노래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당사자인 엠넷 측은 “억측이다”는 주장으로 일관해 왔다. 갑자기 등장한 공동작곡가인 배영경씨는 악보까지 공개하면서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같은 ‘가해자’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애꿎은 피해자인 어쿠스틱 레인은 1일 사과 성격의 글을 게재해야 했다.
어쿠스틱레인은 “로이킴이란 멋진 뮤지션을 지지하시는 분들의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이며 젊고 유망한 뮤지션을 보호하려는 그 사랑의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고 자신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한 로이킴 일부 팬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그는 대중들이 왜 표절 논란에 대해 강경대처를 못하고 있냐는 지적에 대해 “저는 멜론, 엠넷, 벅스, 소리바다, 올레뮤직 등에 음원을 제공하고 여러분이 다운받으시거나 스트리밍 하신 숫자만큼 매월 업체에서 정산을 받아 생활하는 영세사업자입니다”며 “여러 업체 중 멜론과 엠넷의 수입이 거의 다라고 보셔도 됩니다. 이렇듯, 엠넷은 저에게 너무나 중요한 회사입니다. 로이킴씨는 그 회사에 소속된 가수이십니다. 또한, 저는 CJ E&M (엠넷)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돈을 벌어야하는 두 아이의 아빠이고 남편이며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고 거대음반 유통사이자 로이킴의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는 엠넷의 눈치를 봐야 함을 우회적으로 전했다.
그렇다면 어쿠스틱레인은 왜 뒤늦게 사과를 해야했을까? 그의 블로그 관련 글을 보면 로이킴의 팬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잇따른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팬들은 어쿠스틱레인에게 “유명세를 타기 위한 것”이라며 로이킴에 대한 옹호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또, 기실 엠넷은 굴지의 대형음원유통사업자다. 1위 음원 유통사이트인 멜론을 운영 중인 SK커뮤니케이션즈와 비교해서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유통규모 및 수익을 자랑하고 있다.
로이킴은 CJ E&M 음악사업부문에서 음반 제작 및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쿠스틱레인은 로이킴의 표절논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토로했을 경우 혹여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우려한 것이다.
이번 표절 논란에 대해서도 CJ E&M은 자신들이 직접 나서서 ‘표절이라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사실상 전했다. ‘갑’의 단언에 ‘을’인 어쿠스틱레인은 어떤 입장도 전할 수 없었고, 사건을 일단락 짓길 원했지만 잇따른 로이킴 팬들의 비난에 결국 안타까운 심경과 함께 공식 사과를 해야 했다.
피해자인 어쿠스틱레인이 왜 사과를 해야 하는지, 무엇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가 왜 로이킴에게 사과를 해야 했는지 그 이유는 확실하다.
연예계 일각에서는 음반 및 음원 유통사가 매니지먼트에 관여하는 현실에 대해 ‘갑의 횡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높은 인지도’나 소위 말해 잘난 ‘배경’을 둔 이들이 ‘갑’으로 군림하면서 자신의 음악을 하는 ‘을’ 들을 무참히 짓밟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어쿠스틱 레인의 노래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로이킴. 어쿠스틱레인의 블로그에 게재된 비난 여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어쿠스틱레인 네이버 블로그.]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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