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여자친구에게 인형 선물할 때 마음으로 던져야 돼요.”
넥센 염경엽 감독이 촌철살인의 코멘트를 내놓았다. 염 감독은 1일 목동 한화전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대뜸 “놀이공원에서 여자친구에 인형 선물을 주려고 뽑기를 하지 않나. 그때 보면 남자들이 만원짜리 인형 하나 뽑아서 여자친구에게 주려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라고 말해 기자들의 격한(?) 공감을 얻었다.
염 감독은 국내 투수들이 그런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염 감독은 “인형은 만원짜리이지만, 야구장은 몇 십억이 오가는 곳이다. 인형 뽑을 때 심정으로 집중해서 공을 던지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라고 했다. 그만큼 투수들이 좀 더 집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한 것이다.
염 감독은 실제로 “전반기 끝나고 투수코치에게 시켜서 투수들이 10만원짜리 깡통 맞히기 게임을 하도록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염 감독은 투수코치에게 “내기가 끝날 때 까진 아무 말도 하지 않게 했다. 내기가 끝난 뒤 투수들에게 ‘지금 깡통 맞힐 때 그 집중력을 마운드 위에서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해줄 것을 주문했다”라고 털어놨다.
염 감독의 이런 철학(?)은 효과를 보고 있는 듯하다. 지난달 31일 목동 한화전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문성현의 투구가 꽤나 마음에 든 모양이다. 문성현은 5이닝을 잘 막아내며 467일만에 선발승을 따내는 감격을 맛봤다. 염 감독은 “성현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피칭을 했다. 원래 계획했던 것 보다 15개 정도 공을 덜 던졌지만, 그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다. 6회에 등판해서 실점을 했다면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마운드에서 내려갈 수 있다. 성현이가 5회전 이후 얼마나 기분 좋게 마운드를 내려갔겠나”라고 했다.
염 감독은 이미 전날 “성현이가 긁어줬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했다. 염 감독의 바람은 현실로 나타났다. 염 감독은 “성현이에게 그렇게 말해줬다. 어제 같은 마음으로 앞으로도 계속 야구를 하라고, 그 느낌, 그 마음을 잊어버리지 않아야 한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이처럼 투수들에게 현실적으로 와 닿는 산 교육을 하고 있다. 넥센 마운드는 염 감독의 말대로라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염경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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