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재학호가 최상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이 1라운드를 C조 2위로 마쳤다. 이란이 3일 밤(이하 한국시각) 중국을 꺾으면서 한국의 2위가 확정됐다. 한국은 결승전 직전까지 중국 혹은 이란을 만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표팀은 4일 휴식을 취한 뒤 5일부터 7일까지 2라운드에 나선다. 8일 또 한번 휴식을 취한 뒤 9일 8강전, 10일 준결승전, 11일 대망의 결승전과 3-4위전이 진행된다. 농구계에선 한국에 최상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왜 그럴까.
▲ 최상의 시나리오? 이란-한국-중국, 2R 나란히 3승 추가한다면
1라운드 C조의 이란, 한국, 중국은 고스란히 2라운드 F조에 배정받았다. F조에는 1라운드 D조 1~3위팀인 카자흐스탄. 바레인, 인도가 배정됐다. F조 6팀이 2라운드를 치러 상위 4팀이 1라운드 A,B조 상위 3팀씩 묶인 2라운드 E조 상위 4팀과 8강 크로스 토너먼트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그런데 2라운드는 팀당 5경기가 아닌 3경기를 치른다. 이미 1라운드서 경기를 치른 중국, 이란과는 굳이 다시 한번 경기를 하지 않는다. 대신 1라운드 성적이 그대로 적용된다. 한국은 1라운드 중국, 이란전 1승1패 성적을 안고 2라운드에 올라가는 것이다. 한국은 5일 오후 11시30분(이하 한국시각)에 바레인, 6일 오후 11시 30분에 카자흐스탄, 7일 오후 11시 30분에 인도와 2라운드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상 F조에선 이란, 한국, 중국이 카자흐스탄, 바레인, 인도에 3승을 챙길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이란이 6승, 한국이 5승 1패, 중국이 4승 2패로 나란히 F조 1~3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게 바로 최종 8강 토너먼트 작성에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평가다. 미리 정해진 8강 토너먼트에 따르면 F조 2위와 E조 3위가 만난다. 승자가 F조 4위와 E조 1위 승자와 준결승전을 치르는 방식이다. 반대쪽 조엔 F조 1위와 E조 4위, F조 3위와 E조 2위가 8강전을 벌여 준결승전을 치른다.
즉, F조 1위 이란과 F조 3위 중국이 8강전서 승리할 경우 준결승전서 만난다. F조 2위 한국은 E조 3위와 8강전을 치른 뒤 F조 4위와 E조 1위 승자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중국 혹은 이란 중 1팀과 3-4위전, 혹은 결승전에 가서야 다시 만나는 일정이 그려지는 것이다. 물론 이건 한국, 이란, 중국이 모두 2라운드서 3연승을 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8강 대진은 또 달라진다. 어쨌든 현 시점에선 중국, 이란과 결승전 혹은 3-4위전 직전까지 만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방심은 이르다, 적수는 곳곳에 숨어있다
방심은 이르다. 일단 2라운드서 만날 카자흐스탄, 바레인, 인도를 확실하게 꺾어야 한다. 2라운드서 비교적 수월한 팀과 만났으니, 8강전 상대는 까다로운 팀이 될 가능성이 크다. 2라운드 E조엔 대만, 필리핀, 요르단, 카타르, 일본, 홍콩이 편성됐다. 1라운드 A,B조에서 올라온 팀들. 상대적으로 F조보다 복병이 많다. 한국이 예상대로 2라운드서 3연승을 거둔다면 8강전 상대는 E조 3위. 누가 될 것인지 예측하기가 힘들다. 홍콩 정도를 제외하면 5팀이 모두 경쟁력이 있다.
한국이 준결승전에 올라갈 경우 E조 1위를 만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카자흐스탄, 바레인, 인도 중 1팀이 F조 4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팀들 중 어느 한 팀이 홈팀 필리핀과 중동 복병이 몰려있는 E조에서 1위를 차지한 팀을 누를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유재학 감독은 “필리핀은 절대로 만나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는데, 정황상 준결승전서 필리핀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
이미 필리핀은 극성맞은 홈팬들의 성원을 받고 있고 휘슬에서도 어느 정도 홈 어드벤티지를 얻고 있다. 농구전문채널이 있을 정도로 농구 인기가 높고 이번 대회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예전 오리온스에서 뛴 마커스 다우잇이라는 귀화선수도 있다. 유재학호로선 그렇게 되더라도 어쩔 수 없다. 중국과 이란을 피하는 대신 필리핀을 만날 가능성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부담스러운 강호들을 넘지 못하면 내년 월드컵 티켓을 따낼 수 없다. 또한, 대만, 요르단, 카타르 등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특히 한국은 퀸시 데이비스(206cm)에게 호되게 당해 윌리엄존스컵서 대만에 패배한 아픔을 잊을 수 없다.
때문에 현 시점에선 상대보다 대표팀 내부적인 전력을 가다듬는 게 중요하다. 한국은 1라운드 마지막 상대였던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그동안 쓰지 않았던 새로운 수비전술을 가다듬었다. 유 감독은 “상대 슈터를 막는 수비”라고 했다. 이는 중국전과 이란전서 보여준 허술한 외곽 수비로테이션을 보완하는 전술로 보인다. 대표팀은 4일 휴식일에도 2라운드와 8강 토너먼트에 대비해 마냥 쉴 수만은 없다. 공격패턴과 장신자 수비 보완 등 과제가 적지 않다. 최상의 시나리오가 눈에 보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내부적인 전력을 가다듬는 게 더 중요하다.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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