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파주(경기) 고경민 기자] 북한에서도 평화의 외침이 들렸을까? 가까이 임진각에서 아이돌, 소년병, 경기 도민이 한 데 어우러져 다시금 평화를 아로 새기는 축제 한 마당이 펼쳐졌다.
3일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 마련된 특설 무대에서 정전 60주년 기념 ‘경기도 DMZ 세계 평화 콘서트’(이하 DMZ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콘서트는 경기도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가수 김장훈이 총 기획과 연출을 맡아 무료로 진행됐으며, 최전방에서 복무 중인 2000여명의 군인들을 비롯해 임진각을 찾은 가족 단위의 관객들과 외국인 등 약 2만여명이 2시간 30분간 화합하는 시간이었다.
또 이번 공연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며 전 세계 속으로 평화의 메시지가 전달됐다.
‘공연킹’ 김장훈도 긴장한다…총연출, 기획, 진행까지
잠시 한국 활동을 접고 미국에서 투어 중이던 김장훈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삼고초려 끝에 이번 DMZ콘서트의 총감독직을 수락하고 귀국했다. 그리고 짧은 준비 기간 동안 평균 3시간 남짓만 잠만 청하며 직접 전반적인 공연의 콘셉트부터 무대 연출, 섭외까지 발로 뛰는 강행군을 펼쳤다.
그의 부름에 걸스데이, 에프엑스, 비스트, 에일리 등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 중인 K팝 아이돌 가수들이 참여했고, 호주 출신 외국인 방송인 샘 해밍턴과 신예 케이헌터, 배우에서 로커로 분한 최민수와 36.5 밴드, 일본 그룹 LUV, 축사를 전한 안성기와 이외수, MBC ‘무한도전’ 팀까지 다양한 게스트들이 함께해 평화를 노래했다. 특히 이날 출연자들은 출연료를 전액 기부하기로 뜻을 모으며 정전 콘서트의 의미를 더했다.
약 8개월만에 선 고국의 무대에서 노래하는 딴따라이자 공연킹으로서가 아닌 연출가이자 진행자로 무대에 선 김장훈은 그간 수많은 공연을 세웠지만 새삼 긴장된 모습이 엿보였다. 노개런티로 기꺼이 임진각으로 달려와 준 후배, 동료들을 위해 매 무대마다 최대한의 세심한 연출로 이들을 빛내줘야 했고, 전 세계로 중계되는 공연을 매끄럽게 진행해야 했음은 물론 유독 후덥지근하고 더웠던 날씨에 자리를 지켜준 관객들의 반응도 살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장훈은 특유의 입담을 기반으로 한 재치있는 진행들을 선보이며 공연 속으로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시종일관 유튜브 생중계를 염두해 어설펐지만 영어로 인사를 전하는 가 하면, 유머러스함으로 관객들이 지칠 때마다 활력을 부여했다. 깜짝 방문한 방송인 박경림과 중국에서 배우로 활발히 활동 중인 장나라를 무대 위로 불러내기도 했다.
특히 ‘에프엑스에게 평화란 꽃이다’를 시작으로 최민수는 ‘새’, 에일리는 ‘빛’, 비스트는 ‘항해’ 등으로 평화에 대해 정의를 내리며 각 게스트들에 맞는 맞춤 연출로 눈을 즐겁게 했다.
무엇보다 군인들의 열렬한지지 속에 골프 카트카로 타고 깜찍하게 순간 이동해 무대를 펼친 걸스데이와 레이저와 워터 스크린 등으로 마법같은 무대를 완성한 에일리, 은빛의 배를 타고 등장해 가장 높은 호응을 이끌어 낸 비스트의 무대는 김장훈의 후배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장치였다.
김장훈, 80대 소년병들과 평화를 노래하다
김장훈이 총연출을 맡은 DMZ 콘서트는 공연 후반 일본 그룹 LUV와 그가 직접 초청한 6.25 참전 소년병 할아버지들의 '우리의 소원은 통일', '아리랑' 합창으로 더욱 가슴 깊은 울림을 전했다.
먼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 흔쾌히 달려와준 그룹 LUV는 “음악 안에서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고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참여 동기를 밝혔다. 이어 서툴지만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고, 김장훈의 노래 ‘나와 같다면’을 그와 언어는 다르지만 함께 부르며 어느덧 형과 동생으로 따뜻한 화합의 무대를 보였다.
또 김장훈은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영문도 모른채 전쟁에 끌려가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국가 유공자로서의 예우를 받지 못하고 끝내 세상을 떠난 많은 소년병과 소녀병들의 넋을 기리는 한편, 21개국 6.25 참전국과 대한민국의 국기를 한데 묶은 커다란 국기를 공연장에 펼쳐 보이며 이들에 대한 고마움과 모두가 이제는 친구가 됐음을 강조했다.
특히 공연 끝까지 자리를 함께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소년병들을 위한 기념비를 세워달라고 깜짝 제안하기도 했다. 김문수 도지사는 이번 콘서트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경기도에서도 더욱 소년병 할아버지들을 비롯해 평화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한편 DMZ콘서트를 무사히 성료한 김장훈 역시 향후 독도 지킴이이자 기부 천사로서 또 평화의 전도사로서 앞으로도 활발히 힘을 보태겠단 뜻을 전했고, 이어 미국에서 계속되는 투어 콘서트를 통해 본업에도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장훈이 총연출을 맡은 DMZ콘서트. 사진 = 공연세상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