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제갈량?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감사하다.”
5일 수원 라마다호텔. 조범현 KT 초대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조 감독의 기자회견장 뒷 배경엔 ‘프로야구의 제갈량, 마법사의 수장이 되다’라고 적혀 있었다. 한 기자가 물었다. 야구판의 제갈량이란 표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 감독은 “난 그 정도가 되지 않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역시 준비된 감독이었다. 2003년 SK 창단 감독을 맡아 신생팀을 꾸려본 경험도 있다. 조 감독은 “SK 창단 감독을 맡았을 땐 나이도 어렸고, 감독을 어떻게 해야할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감독을 시작했다. 지금은 감독 생활 8년 경험이 있다. 하위권 팀을 만들어가는 경험도 있다. SK와도 좋은 경기를 하겠다”라고 했다.
조 감독은 KT를 앞으로 3년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구상이 어느 정도 돼 있는 듯했다. “3년내에 4강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라고 한 조 감독은 “훈련밖에 없다. 당장 선수단을 구성해도 훈련할 장소가 없다. 내년에 1군에 올라오라고 해도 그렇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준비를 잘 해서 1군에 올라가고 싶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스피드한 야구를 하고 싶어 했다. 조 감독은 “그동안 밖에서 야구를 봤는데, 현대 야구는 스피드가 중요하다. 단순히 뛰는 것만 스피드가 아니다. 타자들의 배트 스피드와 투수들의 공 스피드도 빨라졌다”라고 언급했다. 앞으로 선수단을 구상할 때 스피드 있는 선수를 뽑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여기엔 중요한 두 가지 원칙이 있었다. “신생팀이니 만큼 패기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될 것 같은데 패기가 없인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라고 했고 “중장기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프로의식도 일깨워줘야 한다. 시행착오도 찾아올 것이라 본다. 시행착오를 통해서 강하고 패기있는 팀을 만들겠다”라고 했다.
이를 위해 진정성 있는 코치와 함께 하고 싶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조 감독은 “감독이 된지 3일밖에 되지 않았다. 코치진 구성을 생각하고 있다. 모든 팀이 시즌 중이고 바깥에 있는 코치들도 살펴보고 있다. 지금은 누굴 영입하겠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열정이 있는 코치를 데려오고 싶다”라고 했다.
조 감독은 “내년엔 2군에서 게임을 하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파악을 해야 한다. 1군에서의 적적응기간, 4강권에서 싸우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도 필요하다. 3년이면 내가 원하는 야구가 나올 것 같기도 하다”라고 했다. 조 감독의 KT 감독 지휘 3원칙. 훈련과 패기, 그리고 진정성이다. 조범현 감독의 색채가 그려질 KT가 내년 닻을 올린다.
[조범현 KT 신임감독.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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