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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문정희가 '연가시'에 이어 파격변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물에 집착하는 감염자로 분해 소름끼치는 연기를 선보였던 그가 이번에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가장으로서 자신의 몸을 내던졌다.
문정희는 영화 '숨바꼭질'(감독 허정)에서 가정의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에 맞서는 가장 주희 역을 맡아 액션부터 감정연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문정희는 "내가 그런 배역을 맡게 될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인연이 되려니 이런 작품들과 만나는 것"이라며 "촬영 전 '내가 할 수 없을 거야' 보다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매력이 있는 역이었고, 그만큼 잘 그려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 속 문정희는 임팩트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파격 변신의 정점을 찍는다. "예쁜 모습은 예쁘게 나올 수 있는 작품에서 보여주면 된다"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 예쁘장한 외모도 포기했다. 얼룩덜룩한 피부에 하얗게 버짐까지 피었다. 연기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섰고, 오롯이 연기로서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을 택했다.
문정희는 "임팩트가 느껴지면 좋겠다. 아무래도 손현주 선배님의 에너지에 누가 안 되는, 그에 버금가는 에너지를 발산해야 선배님도 살고 나도 살 것 같았다. 그래서 지고 싶지 않았다. 손현주 선배님의 에너지를 잡아먹을 만큼의 큰 에너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표정과 행동 말투, 분위기만으로도 관객들을 휘어잡는 주희 역을 만들어낸 탓에 이번 작품을 하며 심리적 부담도 컸을 것. 이에 대해 문정희는 연기보다 현실이 더 어려울 뿐 아니라, 이런 현실들이 쌓여 연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그는 "난 배역과 거리를 많이 두려고 하는 편이다. 연기한 뒤 그 배역에 오래 갇혀 있는 편도 아니다. '컷'하는 순간 다시 나로 돌아오는 것 같다. 예전에는 울려고 하면 3박4일을 그 모드로 지냈던 적도 있다. 여러 작품을 해 보니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거리 조절을 하게 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실제 삶이 더 힘들다. 더 고독하고 처절하다. 연기로 표현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현실이 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잘 살아야겠구나 싶었다. 도망치지 않고 현실의 어려움을 잘 겪어내면 연기에서도 풍부하게 표출될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여배우로서 외모도 포기한 문정희에게 '연가시'와 '숨바꼭질'에 이어 눈에서 광(光)이 보이는 미친 연기력으로 무장한 또 다른 작품까지, 연이은 '광 3종 세트'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이제는 돌아와야 한다"며 "(다음 작품은) 잠깐 로맨스로 갔다 올 것"이라고 손사레를 쳤다.
'숨바꼭질'의 반작용인지 "섹시하고 예쁘고 아름답고, 한껏 예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문정희에게 연하남을 사로잡는 팜프파탈 역이 제격일 것 같아 추천하자 그는 "그 역도 하고 싶다. 시나리오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장난기 어린 욕심을 드러냈다.
문정희가 자신의 가정을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주희 역으로 분한 '숨바꼭질'은 남의 집에 몸을 숨기고 사는 낯선 사람들로부터 우리 집을 지키기 위한 두 가장의 숨가쁜 사투를 그린 영화로 손현주, 전미선 등이 출연한다. 오는 14일 개봉.
[배우 문정희.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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