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에이스 책임감이 빛났다.
찰리 쉬렉은 NC 에이스다. 아담 윌크, 에릭 헤커의 부진에 선발진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감감이 막중하다. 토종 에이스 이재학마저 7일 경기서 무너지면서 최근 3연패를 당한 NC. 찰리에겐 이날 KIA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김경문 감독도 그런 찰리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찰리는 이날 전까지 7승 4패 평균자책점 2.38이었다. 9개구단 외국인선수 중 최상위급 성적.
찰리의 기록을 살펴보면 한 가지 놀랄만한 점이 발견된다. 올 시즌 20경기서 퀼리티스타트가 무려 16회였다는 것. 타선이 좀 더 강한 팀에서 뛰었다면 10승 이상도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찰리는 묵묵히 견뎌내며 제 몫을 하고 있었다. 최근엔 6월 20일 LG전부터 8월 2일 창원 한화전까지 8연속 퀄리티스타트였다. 이 기간 2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7이닝 이상 특급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반면 이 기간 승수는 3승.
8일 창원 KIA전. 찰리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보였다. 찰리 역시 사람이다. 매 경기 좋은 투구밸런스를 갖고 투구할 수 없다. 푹푹 찌는 더위에 집중력도 떨어지는 상황. 하지만 초반부터 힘을 냈다. 1회 1사 후 김선빈에게 우익선상 2루타, 신종길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사 2,3루위기를 맞았으나 1루주자 신종길을 견제사로 처리했고 나지완을 7구 접전 끝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2회엔 첫 실점. 2사 후 김주형에게 중전안타, 이준호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은 뒤 이홍구 타석에서 와일드피치를 범해 3루주자 김주형을 홈으로 보내줬다. 이홍구도 볼넷을 내줘 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김주찬을 2루수 플라이를 처리하며 대량실점을 피했다. 3회엔 선두 김선빈에게 볼넷을 내줬고 신종길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은 뒤 나지완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무사 만루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범호를 3-2-3병살로 처리해 대량실점을 피했다. 하지만, 2사 2,3루위기에서 안치홍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다. 4회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신인포수 이홍구에게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를 얻어맞아 비거리 115m짜리 우월 솔로포를 내줬다.
5회엔 2사 후 이범호를 중전안타로 내보냈으나 안치홍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6회엔 다소 황당한 실점. 선두 김주형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줬다. 이홍구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면서 1사 1,3루 위기. 김주찬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완벽한 더블플레이가 예상됐던 상황. 그러나 유격수 노진혁은 어쩐일인지 2루로 향하던 1루주자를 아웃시키지 않고 홈으로 향하는 주자를 힐끔 쳐다본 뒤 공을 1루에 송구해 김주찬만 아웃 처리했다. 노진혁이 순간적으로 경기 상황을 착각해 김주형이 홈을 밟았다. 이것으로 찰리의 9연속 퀄리티 스타트는 무산됐다.
그래도 찰리는 끝까지 씩씩하게 던졌다. 7회에도 등판했다. 하지만, 한계가 찾아왔다. 선두 신종길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 나지완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며 무사 1,2루 위기. 결국 이범호 타석에서 임창민으로 교체됐다. 임창민이 후속타를 막아내며 찰리의 자책점은 4점으로 확정됐다. 이날 찰리의 투구기록은 6이닝 10피안타 3탈삼진 3볼넷 4실점.
찰리는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소실점으로 막아내려는 에이스 책임감이 묻어났다. 좋은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9연속 퀼리티스타트 행진은 실패했지만, 팀 타선이 8회 동점을 뽑아주면서 패전 멍에는 벗겨줬다. 그들이 에이스에게 해줄 수 있는 차선책이었다.
[찰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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