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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국내 최장수 아이돌 보이그룹 하면 신화가 떠오르지만 걸그룹하면 선뜻 내세울만한 그룹이 떠오르지 않는다.
리더 에릭을 주축으로 민우, 전진, 앤디, 혜성, 동완으로 결성된 신화는 멤버들의 군복무가 겹치며 잠시 공백기를 가졌지만 지난해 데뷔 14년만에 완전체로 컴백해 올해 1년만에 다시 정규 앨범을 출시하고 아시아 투어까지 병행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현재 신화는 제각각 소속사도 다르지만 에릭과 민우가 대표로 설립한 신화 컴퍼니로 신화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때 만큼은 서로의 이해 관계를 유기적으로 조율해 신화일 때는 신화로, 개별활동 때는 각자의 이름으로, 또 제작자로도 활약하며 체계적으로 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걸그룹의 경우에는 멤버의 교체 없이 해체 않고 롱런하기에는 보이그룹의 군입대 문제 못지않게 결혼과 출산 등의 장벽이 걸린다. 여기에 여성 멤버들은 남성보다 불화설에 휩싸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룹 내 센터 싸움이나 멤버간 경쟁도 더 치열하다. 또 큐트와 섹시 등 상대적으로 이미지 소진이 더 빨리 된다는 점에서 걸그룹은 나이가 먹을수록 경쟁력이 약해지며 자연스레 해체수순을 밟기도 한다.
현재 카라와 원더걸스 등은 2007년에 데뷔해 횃수로 7년차를 맞이했지만 원더걸스는 이미 두 차례 멤버 하차 및 교체를 겪었고 최근에는 리더 선예가 결혼, 임신 소식을 전하며 잠정적으로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카라 역시 초기 멤버 교체가 있었고 ‘카라사태’라고 불릴 만큼 큰 해체 위기가 있었다. 최근에도 멤버별 현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만료 기간이 다가오면서 또 다시 해체 여부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멤버 변화 없이 7년차를 넘기고 있는 것은 소녀시대 정도다.
그리고 이들 보다 1년 앞서 8년차에 접어든 브아걸은 리더 제아와 나르샤, 미료, 막내 가인까지 단 한 번의 멤버 교체 없이 최장수 걸그룹 기록에 도전 중이다. 가인이 내가 네트워크에서 로엔 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이전하고 활발히 솔로 및 영화, 예능 등에서 개별 활동을 펼치며 해체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루머를 불식하고 최근에는 2년만에 정규 5집을 발매하며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브아걸은 최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소속사 내가 네트워크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위기라면 위기일 수 있는 순간들을 넘어 8년 우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멤버 모두 조급함이 없어서다”라고 운을 뗐다.
멤버들은 “항상 조급함이 없었기 때문에 뭘 해야지 했을 때 두려움 없이 넷 다 바로 달려들었고 열심히 했다. 그리고 조금 안 됐다고 했을 때에도 크게 영향 받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나르샤는 “모두 기다릴 줄 아는 성격을 가진 것 같다. 이 때문에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견뎌내고 잘 넘길 수 있었다”면서 “이 넷이 모였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운명적이었는 듯도 싶다. 오히려 다행이었던 게 나이가 있을 때 늦게 데뷔를 해서 뭔가 마찰이 있더라도 큰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는 여유와 배려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제아는 “마찰이 생겼을 때 해결 방법은 다같이 단체 카톡을 하는거다. 특히 서로의 과거 사진을 보내며 서로를 팀킬하는 것에 아무렇지 않은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어 최전성기였고, 브아걸을 국민 그룹으로 만들어준 2009년 ‘아브라카다브라’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게 서로 마음을 다잡은 것도 롱런의 비결이 됐다고 덧붙였다.
가인은 “예전엔 경쟁심, 책임감, 부담감 등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은 자연스레 멤버들 다 내려놓을 줄을 알게 됐다. 지금은 녹음할 때도 파트 욕심 없이 나눠주는 대로 하고 자기 몫을 딱 한다. 그렇게 내려놓으니까 좀 더 다른게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제아 역시 가인의 생각에 동의했다. “열정은 똑같은데 너무 부담감에 휩싸이면 독이 될수도 있고, 각자 개별 활동을 하며 느꼈던 공감대가 비슷했다. 이번 앨범 활동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게 편안하면서도 저희의 캐릭터를 멋지게 보여줄 수 있는 접점을 찾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희는 지금도 되게 만족스럽다.”
이어 제 2의 ‘아브라카다브라’ 또는 그 곡을 뛰어넘어야 겠단 생각은 애초에 접었다며 말을 이었다. “‘아브라카다브라’는 춤, 노래, 콘셉트까지 삼박자가 딱 맞아 떨어졌던 곡이다. 그런게 또 나온다면 물론 좋겠지만 거기에 너무 연연하면 발전보다는 아류작만 내는 것 같아서 이후 2011년 ‘식스센스’때부터 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브아걸이 걸그룹 중에 최장수 그룹으로 ‘여자 신화’가 될 수 있을까?
여성 걸그룹으로 8년이나 갔다는 게 결코 쉽지는 않았을 터. 하지만 멤버들의 향후 바람은 한결 같았다.
"4명의 염원이고 바라는 바니까 계속 갈 수 있을 것 같다. 결혼과 출산을 하더라도 계속해서 브아걸로 있고 싶다."(미료)
"저희 팬들도 거의 여자라 지지해준다. 누군가 결혼을 한다해도 음악적 폭이 넓으니까 롱런이 가능할 것 같다. 또 소속사가 다르더라도 지금도 우린 그런 부담없이 얘기하고 있고 진짜 해체 안 할거니까 이제 억측은 제발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제아)
[브아걸. 사진 = 내가 네트워크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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