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거의 다 왔다. 종착역이 보인다.
남자농구대표팀이 중동의 난적 카타르를 대파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4강진출 성공. 이제 조금만 힘을 더 내면 된다. 한국은 10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각) 홈팀 필리핀과 준결승전서 맞붙는다. 유재학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절대로 만나선 안 될 상대”를 만나버린 것. 어쩔 수 없었다. 이란과 중국을 피하다 보니 필리핀과 만나는 건 불가피했다. 어차피 필리핀과 이란을 넘어야 내년 8월 스페인 남자농구월드컵 티켓을 딸 수 있다. 한국은 이날 필리핀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그래야 할 이유가 있다.
▲ 한국, 존스컵 패배 우연 아니었다… 최대복병은 대만
8강전 빅뉴스는 중국의 탈락이었다. 중국은 1975년 대회부터 2011년 대회까지 2007년 일본 도쿠시마 대회를 제외하면 모두 4강 진입에 성공했다. 베이징올림픽 티켓이 걸린 2007년 대회는 어차피 자동출전권을 갖고 있었던 중국이 1진을 낼 이유가 없었다. 때문에 1진을 내고도 준결승전서 패배한 건 엄청난 사건이었다.
문제는 그런 중국을 대만이 이겼다는 것. 대만은 중국을 18점 차로 대파했다. 이란과 준결승전서 맞붙는다. 귀화선수 퀸시 데이비스의 위력이 대단했다. 데이비스는 26점 10리바운드로 중국 격파의 선봉에 섰다. 데이비스는 지난 7월 윌리엄존스컵서도 한국 격파에 앞장섰는데, 이번 대회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대만을 준결승전에 올려놓았다. 확실히 데이비스의 대만은 부담스러운 상대다.
내년 8월 스페인 남자농구월드컵 티켓은 이번 대회 3위까지 주어진다. 한국이 이날 필리핀에 패배할 경우 3-4위전서 무조건 승리해야 16년만의 세계대회 복귀가 가능하다. 그런데 대만은 한국이 더 이상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다. 이란은 객관적인 전력상 이미 한국보다 한 수 위다. 결국 한국이 준결승전서 반드시 필리핀을 잡아야 내년 월드컵 티켓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란-대만전 승자와 부담없이 결승전을 치를 수 있다.
▲ 유재학호 조직력 물 올랐다, 하지만 걱정거리도 있다
팀 컬러와 조직력을 볼 때 한국이 필리핀을 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필리핀은 이번 대회서 과거 오리온스에서 뛰었던 마커스 다우잇(210cm)을 앞세워 승승장구 하고 있다. 다우잇은 귀화선수다. 이중국적자 게이브 노르우드(194cm)도 다재다능한 가드다. 하지만, 필리핀은 전통적으로 개인기 위주의 공격을 펼치는 팀이다. 또한, 평균신장도 192.8cm로 한국의 194.8cm보다 작다.
정상적인 수비만으로도 매치업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물론 다우잇과 노르우드 등을 막기 위해 순간적인 트랩 수비나 변형 지역방어를 써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수비 로테이션과 조직력에 구멍만 생기지 않으면 충분히 승산 있는 상대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경기를 거듭할수록 수비조직력이 좋아지고 있다. 외곽슛이 좋은 카타르를 52점으로 묶은 게 그 증거다. 지금까지 보여준 수비조직력에 다우잇에 대한 수비만 확실하게 된다면 한국이 필리핀에 밀릴 이유가 없다. 오히려 필리핀이 대만 혹은 이란보다 더 수월한 상대일지도 모른다.
다만, 필리핀이 홈 팀이라는 게 마음에 걸린다. 이번 대회서 필리핀은 연일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를 자국 관중으로 도배하고 있다. 필리핀 경기서 홈 팬들의 응원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농구는 필연적으로 흐름을 주고 받는 스포츠. 흐름을 필리핀에 내줄 경우 순식간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한국엔 아직 국제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
또한, 이번 대회서 아직까지 심판 콜이 특정국가에 유리하게 불렸다는 현지의 지적은 없었다. 그러나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아무래도 경기가 접전으로 흘러가면 심판 콜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어쩌다 한, 두 차례 홈팀에 유리한 판정이 내려져 경기의 전체적인 흐름이 꼬일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이럴 경우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김주성과 양동근이 중심을 단단히 잡아줘야 한다.
한국은 이런 어려움이 있더라도 필리핀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아무래도 3-4위전서 월드컵 막차 티켓을 놓고 싸우는 건, 너무 부담스럽다.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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