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또 역전', 한여름밤의 명승부 잠실 라이벌전

[마이데일리 = 잠실 조인식 기자] 명불허전이었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한여름밤 잠실에서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LG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서 9회초 터진 권용관의 결승 솔로홈런을 앞세워 3-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명승부의 조건을 완전히 갖췄다. 양 팀 통틀어 점수가 단 5점밖에 나오지 않은 경기였지만, 긴장감은 그 어느 경기보다 높았다. 3-2로 끝나면서도 역전이 2차례나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 흐름이 초반부터 끝까지 팽팽했음을 뜻했다.

LG는 경기 초반 1점을 뽑은 뒤 유희관을 공략하지 못했다. LG 선발 류제국은 6회말 1사까지 많은 출루를 허용하면서도 1실점으로 버텼다. 남긴 주자를 불펜이 불러들여 자책점은 2점이 됐지만, 대량실점으로 무너지지는 않으며 팀이 역전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발판은 마련했다.

두산의 선발 유희관은 류제국이 물러난 뒤에도 한참 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유희관은 8회초 1사까지 3피안타 1실점으로 LG 타선을 잘 묶었다. 하지만 LG는 1-2로 뒤진 상황에서 절대 때려낼 수 없을 것 같던 유희관의 공을 손주인과 박용택이 연속 2루타로 연결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발 대결은 유희관의 판정승이었지만, LG는 부족한 부분을 불펜이 채워주며 승부를 끌고 나갔다.

결승점은 의외의 한 방으로 만들어졌다. 권용관은 홍상삼을 두들겨 잠실구장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흐름을 완전히 LG쪽으로 가져왔다. 불과 1이닝 전만 해도 패색이 짙던 게임은 권용관의 시즌 3호 홈런으로 인해 LG쪽으로 기울었다.

양 팀 타선은 거의 매 이닝 번갈아가며 찬스를 만들었고, 투수들은 때로는 삼자범퇴로,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위기 속에서도 많은 점수를 주지 않고 상대 타선을 묶었다. 수비 실책도 각각 하나씩 나왔지만, 승부와 직결되지는 않았다.

9회말 2사까지 알 수 없던 양 팀의 승부는 봉중근의 마무리로 끝났다. 9회말 무사 1루에 등판한 봉중근은 오재원의 희생번트 후 볼넷 하나를 내줘 역전 주자까지 내보냈지만 이후 아웃카운트 2개를 얻어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끝까지 예측할 수 없던 승부, 단언컨대 둘의 잠실 라이벌전은 프로야구의 가장 완벽한 라이벌전이다.

[권용관의 결승 솔로홈런에 기뻐하는 LG 선수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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