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예능 시상식, 외국인 수상자 탄생할까?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2013년 연말 예능 시상식에서는 외국인 수상자를 만나볼 수 있을까?

안방극장에 웃음을 전하는 외국 국적 방송인의 활약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2013년에는 그 기세가 남다르다. 국내 최초 외국인 현역 입대자라는 MBC '일밤-진짜 사나이'의 샘 해밍턴과 등장하는 프로그램마다 웃음 보증수표로 인정 받은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가 그 대표적인 주인공이다.

지난 2005년 KBS 2TV '개그콘서트-하류인생'을 통해 국내 방송에 처음 데뷔한 샘 해밍턴은 데뷔 8년 만에 MBC '일밤-진짜 사나이'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후 무명생활을 하던 샘 해밍턴은 주목받은 계기는 지난 2월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출연이었다. 당시 샘 해밍턴은 고려대 어학당 출신으로 가지고 있는 연세대에 대한 라이벌 의식부터, 영어와는 다른 한국어 욕에 대한 남다른 고찰까지 외국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유창한 어휘력과 한국 사회에 대한 풍자로 순식간에 예능 유망주로 떠올랐다.

이런 샘 해밍턴의 가능성을 주목한 것이 '진짜 사나이' 제작진이었고, 이후 주말 황금시간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그는 외국인의 눈으로 한국 군대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 또 당연히 군대라는 공간의 모든 것이 낯선 샘 해밍턴의 모습은 마찬가지로 군 문화가 익숙치 않은 국내 여성 시청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입문서의 역할도 담당해 시청폭을 넓히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샘 해밍턴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국적으로 가지고 있음에도 오랜 한국생활로 우리나라 시청자들과 정서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 샘 해밍턴은 '진짜 사나이'의 회차가 늘어날수록 후임병에게 기선 제압을 시도하고, 한국 음식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는 등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에 친근함을 전하고 있다.

상반기 예능 최대 신인 샘 해밍턴에 맞서는 예능인은 단연 '4차원 여신' 사유리다. 지난 달 24일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프로그램의 그간 레전드 특집을 이끌었던 사유리, 가수 김흥국, 아이돌그룹 엠블랙 멤버 이준과 대세 스타인 배우 클라라 등이 출연해 녹화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입담꾼들의 만남이 눈길을 끌었던 이날 특집에서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사유리였다. 방송에서 사유리는 "클라라가 가슴이 크다는 얘기를 들어서 비교될까 봐 걱정했는데 이 정도네요"라며 장내의 기선을 제압했고, 이후 안심한 표정으로 가슴에서 휴지를 빼는 돌발행동까지 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엉뚱한 매력으로 사유리는 '라디오스타', MBC '세바퀴' 등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기대치 이상의 웃음을 만들어 낸다는 믿음을 확보했다. 사유리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방송 데뷔작인 KBS 2TV '미녀들의 수다' 때부터의 일관된 엉뚱 발언으로 황당한 행동이 그녀의 명확한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한 예능 PD는 "사유리는 어떤 출연자 조합과 함께 해도 웃음을 만들어 낼 거라는 확신이 있다. 예능에서는 히든카드 같은 존재다"라며 그녀에 대한 믿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MBC '파이널 어드벤처'에서 험란한 레이스를 펼친 배우 줄리엔 강, SBS '정글의 법칙'과 KBS 2TV '출발 드림팀' 등의 프로그램에서 출연시마다 놀라운 운동신경을 선보이는 리키 김 등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출연자 들이다.

또 지난 4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맛있는 한국어'에는 새로운 외국인 샘과 살도르가 등장해 한국어 개그를 선보이며 '제 2의 샘 해밍턴' 탄생을 예고했다. 이렇듯 안방극장 웃음의 세계화는 진행형이고, 그럴수록 연말 시상식에서 이들의 수상을 접하게 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방송인 샘 해밍턴(왼쪽)과 사유리. 사진 = MBC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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