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배우 남규리의 연기를 논할 때 항상 거론되는 몇가지 논란이 있다. 바로 써클렌즈와 틴트, 진한 화장 등이다. 이번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무정도시'에서도 이런 논란들은 예외가 아니었다.
남규리가 극중 맡은 역할인 수민은 고아원에서 자란 여자였다. 얼굴은 예쁘지만 꾸밀줄 몰라 수수하고 순수한 매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남규리의 밀랍인형처럼 하얀 얼굴과 빨간 입술은 수민의 모습이라 하기에는 너무 예뻤다. '써클렌즈를 빼라', '입술이 너무 빨갛다. 틴트 좀 그만 발라라' 등 배우의 연기력이 아닌 외적인 부분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생긴 것도 그 이유였다.
"교도소 신에서 틴트를 너무 많이 발랐다거나 머리가 너무 단정하다거나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그런데 저는 그 장면에서 화장을 하지 말라고 해서 마스카라도 안 하고 심지어 머리도 안 빗은 상태였어요. 제가 머리카락이 굉장히 얇은 편이고 입술도 밝은 편이라 오해하신 것 같아요. 정말 아무것도 안 했는데."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 차 만난 남규리 역시 그런 논란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직접 나서 해명하는 대신 작품을 통해 진실성을 보여주는 쪽을 택했다. 극의 중 후반부로 갈수록 메이크업을 대폭 수정하게 된 것도 그 이유였다.
"초반에는 외적으로 얼굴이 너무 하얗고 튀어보였어요 그래서 예뻐보이지 않는 립스틱을 바르고 여드름이 나도 짜지도 않고.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수정을 안 했어요. 옷도 감독님께서는 화려하게 입으라고 하셨지만 일부러 액세서리도 안 하고 그랬어요."
너무 예뻐보였던 그의 얼굴은 오히려 단점이었다. 맨 얼굴로 나오라고 해서 맨 얼굴로 나왔을 뿐인데 시청자들은 그런 모습을 두고 지적을 했다. 남규리는 결국 얼굴에 바르는 컨실러를 입술에 바르고 색을 죽이면서까지 일부러 꾸민 창백한 모습을 보여줘여 했다.
"써클렌즈도 초반에만 꼈고 교도소에 들어가면서부터는 계속 뺐어요. 그런데도 여전히 논란이 나오니까 한 번은 팬들이 드라마 장면을 캡처해서 인터넷에 올린 적도 있어요. 너무 억울하니까. 음악 방송에서 서클렌즈를 꼈던 장면과 드라마 속 장면 비교 사진을 해놓은 거죠.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샵에서는 '도대체 메이크업을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김수현 선생님께서 사람들이 연기를 안 보고 제 외모만 본다고 하시더라고요. 예쁜 척 하지 않아도 예쁜 척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그래서 김해숙 선생님이 촬영에 들어갈 때마다 제 눈을 뒤집어서 직접 확인하셨어요. 제가 흑채가 진한 편인데다 피부가 하얘서 더 도드라져 보이니까 써클렌즈를 낀 줄 아시더라고요."
남규리로서는 억울할 만했다. 액세서리를 안 하고 다른 여배우들보다 훨씬 화장을 안 했는데도 불구하고 매번 진한 화장으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억울해하면서도 그동안 왜 이야기하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언젠가는 알아주겠지 생각했어요"라고 답했다.
"사실 트위터에 메이크업과 전반적인 스타일링에 관한 것들을 올릴까 심각하게 고민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괜히 해명했다가 논란을 더 키우는 꼴이 될까봐 참고 있었어요. 제가 해명을 하면 믿어주는 사람도 있겠지만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다들 알아줄거라고 생각했어요."
성숙한 답변이었다. 그는 트위터에 가타부타 해명을 하는 대신에 천천히 필모그래피를 쌓는 쪽을 택한 것이다. 연기자 남규리로 인정받고 대중들의 신뢰가 쌓이면 논란은 자연스럽게 사그라들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아직은 제가 네 작품밖에 안 했거든요. 여전히 가수로서의 화려함이나 스타의 모습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데 좀 더 배우의 모습으로 다가가면 될 것 같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남규리는 억울함을 나서 해명하기 보다는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의 정공법을 택했다. 지금까지 네 작품밖에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이런 논란들을 타파해갈 지 기대가 되는 배우였다.
[배우 남규리.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