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LG 사인 훔치기 논란, 결론은 단순 해프닝

[마이데일리 = 잠실 조인식 기자] 확실히 주위의 우려보다는 단순한 해프닝에 불과했다.

두산 베어스 김진욱 감독은 11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 경기에서 논란이 됐던 류제국과 최준석, 홍성흔의 작은 설전에 대해 입을 열었다. 류제국은 전날 3회말 무사 만루가 된 이후 2루 주자 최준석에게 의혹을 제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나중에는 1루 주자였던 홍성흔까지 류제국에게 다가와 사인 훔치기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표현했다.

김 감독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두산의 사인 훔치기 논란에 대해 "사인을 훔친 것은 절대 아니다. 만약 상대가 그것을 심리적으로 이용한 것이라면 우리도 화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LG는 물론 앞으로 만날 팀들에게도 같은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경기 중 심리전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사인 훔치기와 연관을 짓는 것은 매우 위험하면서도 민감한 문제다. 프로야구에서 있기 힘든 일인 동시에 해당 선수들의 명예와도 관련이 있어 사인을 훔치는 것은 당연한 금기다.

이에 대해 당사자 중 하나인 류제국의 입장은 명확했다. 류제국에게 전날 상황에 대해 묻자 "연속 3안타를 맞다 보니 1회가 끝나고 (이)종욱이 형이 주자로 나간 뒤 움직임이 평소와 달랐다고 한 용택이 형의 말이 생각나서 확인 차원에서 말한 것이다. 최준석 선수의 움직임이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우연치 않게 2루에 있어서 그랬을 뿐, 다른 선수가 2루에 있었다고 해도 똑같이 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류제국의 행동은 김 감독이 경계했던 심리전적 성격도 갖고 있지 않았다. 류제국은 "나쁜 뜻으로 한 것은 아니다. 최준석 선수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황상 사인을 빼앗겼다는 생각보다는 연속 3안타 허용으로 인한 위기의식과 긴장감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LG는 두산이 걱정한 심리전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고, 두산이 사인을 훔치지 않았다는 것은 LG도 인지하고 있었다. 양 팀은 특별한 앙금 없이 11일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제국(가운데)과 홍성흔이 10일 경기 3회말이 끝나고 대화를 나누고 있고, 최준석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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