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의 진정한 위기관리능력을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
선두 삼성은 올 시즌 4일 휴식기 이후 성적이 대체로 좋았다. 좋지 않은 흐름에 4일 휴식기를 만났을 때, 휴식기 이후 흐름을 반전하는 힘이 있었다. 삼성은 지난 2~4일 LG와의 잠실 3연전 이후 5~7일을 쉬었다. 그런데 8일부터 11일까지 치른 4연전서 2승2패 보합세였다. 그 사이 2위 LG가 선두 삼성을 바짝 추격했다. 삼성과 LG는 이제 단 1경기 차다.
삼성은 13~14일 LG를 대구로 불러들여 2연전을 갖는다. 만약 2경기를 모두 내줄 경우 6월 초부터 지켜오던 선두자리를 LG에 내준다. 삼성으로선 선두수성 최대고비를 맞았다. 휴식기 이후 흐름을 찾아오지 못하니, 곧바로 위기가 찾아온 형국. 삼성에 지금 필요한 건 위기관리능력이다. 삼성 입장에서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LG가 떨어지길 바란다면, 너무 느긋한 자세일까. 그러나 LG는 더 이상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다.
▲ 경기내용 좋지 않을 때, 터닝포인트는 어디에?
삼성은 지난 2~4일 LG와의 3연전을 갖기 전 후반기 9경기서 무려 8승1패를 거뒀다. 전반기 막판 침체했던 타선이 활활 타오르며 조금 불안한 마운드의 불안요소를 상쇄했다. 그런데 이후 3승 4패로 LG의 추격을 허용했다. 결과보다 내용이 안 좋다. 삼성답지 않게 내야 실책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케이스도 자주 나왔고, 마운드가 난타당하며 대량 실점한 경기도 있었다. 급기야 11일 광주 KIA전서는 5-2로 앞서던 승부가 실책, 패스트볼로 5-6으로 뒤집혔다. 분명 1패 이상의 큰 타격이었다.
문제는 이럴 때 터닝포인트를 어디서 찾느냐는 것이다. 이제까진 타선의 활화산 같은 타격으로 만회를 했다. 그러나 이번엔 뚜렷한 계기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시 13~14일 LG를 만나게 됐다. 옳게 회복을 하지도 못한 채 LG에 리그 선두를 내줄 수도 있는 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삼성으로선 이번 2연전서 최소한 1승1패 이상을 거두지 못하면 시즌 막판 선두 수성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삼성은 작년 시즌 내내 두산에 고전했다. 8월 초순 홈에서 두산에 3연패를 당하면서 선두 수성에 위협을 받았다. 그러나 삼성은 당시 끝내 선두를 지켜냈다. 지난해 8월 18일~20일 잠실에서 두산에 시즌 첫 3연승을 거두며 확실하게 복수를 했다. 이때 벌린 두산과의 격차가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다. 두산은 주춤했고, 삼성은 선두를 고수했다. 어떻게 보면 지난해 정규시즌의 터닝포인트였다. 삼성이 이번에 LG를 확실하게 잡는다면 선두경쟁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 삼성의 진짜 위기관리능력은
기본적으로 삼성의 위기관리능력은 뛰어나다. 선수층이 두껍기 때문에 어지간한 부상 악재에는 끄덕 없다. 후반기 초반 김상수-조동찬 키스톤콤비의 결장 속에서도 8승1패 상승세를 내달린 것이 좋은 사례다. 또한, 삼성은 올 시즌 내내 타선이 엄청난 집단 슬럼프에 빠진 적이 없다. 최소한 2~3명은 좋은 감각을 유지했고, 류중일 감독이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좋은 선수가 많은 삼성의 장점을 잘 활용한 것이다.
삼성은 올 시즌 3연패 이상의 연패가 딱 두 차례였다. 2번 모두 3연패였다. 삼성은 올 시즌 4연패 이상을 당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2위 LG도 4연패가 두 차례 있었다. 장기연패에 돌입하기 전 투수들이 확실히 막아주거나 타자들이 뻥뻥 치면서 흐름이 가라앉는 걸 벗어났다. 올 시즌 지난해보다 약한 전력에도 선두를 달리는 이유는 장기연패가 3연패 2번뿐인 게 결정적이다. 이게 바로 위기관리의 좋은 예시다.
만약 삼성이 이번 LG와의 2연전을 모두 패배해 선두를 내줄 경우 향후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다시 선두를 되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으로선 선두자리를 놓친다는 건 매우 부담스럽다. 이는 디펜딩챔피언들의 예외 없는 압박. LG가 계속 흐름이 꺾이지 않고 질주한다면 삼성으로선 이번 2연전 결과와 관계없이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부담스러워질 전망이다. 지키는 팀의 심리란 원래 더 절박하다.
특히 삼성은 올 시즌 LG에 5승 6패로 열세다. 시즌 첫 3연전서 2승을 기록한 뒤 세 차례 시리즈서 연이어 1승2패 루징시리즈를 거뒀다. 확실히 LG가 삼성전서 자신감을 갖는다. 삼성은 이런 LG의 자신감을 꺾어놓을 계기를 잡고 싶어 한다. 이번 2연전서 그 터닝포인트를 마련하려고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혹시 2연패라도 한다면. 삼성은 올 시즌 최대위기에 봉착할 전망이다. 삼성과 LG의 선두경쟁.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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