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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이번 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의 최우선 과제는 '선발투수 찾기'였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LG는 FA 정현욱 영입 과정에서 선발로 많은 경기에 나섰던 이승우를 보상선수로 내줬고, 선발진은 더욱 약화된 듯 했다.
지난해 LG에서 20경기 이상 선발로 나선 선수는 총 3명(벤자민 주키치, 레다메스 리즈, 김광삼) 뿐이었다. 김광삼이 팔꿈치 수술로 일찌감치 이번 시즌 전력에서 제외돼 LG는 이 3명 중 1명을 잃었다. 게다가 이 3명 다음으로 선발 등판이 많았던 이승우(선발등판 17회)까지 삼성으로 가며 선발감을 찾기 힘들었다.
새롭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선수들은 김광삼의 몫을 대신해야 했다. 김광삼은 지난해 7승 9패,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낮았던 것은 아니지만 20경기에 선발로 나서 던진 104⅓이닝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는 팀 내 최다였다. 김광삼이 LG 마운드에서 차지하고 있던 부분은 결코 작지 않았다.
하지만 풀타임 선발이 처음인 LG 선발투수들은 김광삼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지난해 선발 등판이 3차례에 불과했던 우규민은 지난해(92⅔이닝) 보다 올해(101⅔이닝)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또한 경찰청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서 보여줬던 선발 실력을 1군에서도 증명하며 9승 4패, 평균자책점 3.28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거의 없다시피 했던 신정락도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인 올해 90⅓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없었던 류제국도 64⅓이닝을 지켰는데, 둘은 김광삼이 지난 시즌 해낸 것 이상의 이닝을 던지는 동시에 도합 9승으로 LG의 상위권 도약에 힘을 보탰다.
주키치가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리즈가 일정부분 메워주고 있다. 리즈는 지난 시즌 팀의 에이스였던 주키치의 몫까지 던져주고 있다. 초반 마무리 실패의 아픔을 겪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리즈는 시작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되며 호투를 이어갔다. 리즈의 144이닝은 이번 시즌 이 부문 단독 1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나머지 모자란 부분은 힘있는 불펜이 메워주는 모습이다. 마무리 봉중근은 이미 지난해 이닝을 뛰어넘었고, 새얼굴인 셋업맨 정현욱도 힘을 보탰다. 이동현, 류택현, 임정우의 투구 이닝도 이미 지난해 기록에 거의 근접했다.
토종 선발진 가운데 가장 많이 던졌던 2명을 잃었지만 문제는 없었다. 믿음직한 새로운 선발투수들의 등장과 기존 투수들의 분발이 동시에 나온 LG는 이번 시즌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3.62)으로,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삼성(평균자책점 3.88)에도 앞서 있다. 공백이 생겼을 때 다른 1명이 나서기보다는 모두가 조금씩 돕는 것, 그것이 이번 시즌 LG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는 힘이다.
[김광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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