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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수애는 어느새 우아함의 대명사가 됐다. 목소리 하나에도 고상함이, 몸짓 하나에도 기품이 묻어난다. 아름다운 외모는 두말할 것이 없다.
이런 수애가 예능프로그램에서 봉인을 풀었다. 그는 '1박2일'에 출연해 과감히 먹방을 선보였고, 질끈 앞머리를 동여맸으며, 김종민의 과장된 예능 리액션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씌운 '우아한 여신'이라는 틀을 깼다.
수애는 "사람들을 일로 만나게 될 때 내가 나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조금은 있었던 것 같다"며 "편안하게 다가기 위해 노력했고, 그런 의미에서 '1박2일'에 출연했다"고 말했다.
'1박2일'은 수애의 첫 버라이어티 나들이. 이번 예능 출연은 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감기'에서 맺은 '1박2일'의 멤버 유해진과의 인연 덕분에 성사됐다. '1박2일'이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생각됐던 것도 출연을 결정했던 이유 중 하나다.
수애는 "마음은 예능에서 더 잘 하고 싶었지만 생각만큼 잘 하지 못했다. 노력은 했지만 물리적인 시간이 정해져 있어 그 안에서 나를 보여주는 게 쉽지 않더라. 나는 예능을 잘 못하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감기'를 촬영하며 유해진 뿐 아니라 장혁과도 절친한 친구가 됐다. 유해진과의 친분으로 '1박2일' 출연 마음을 굳혔던 만큼, 경쟁 예능 프로그램인 '진짜 사나이'에 출연 중인 장혁이 서운할 수도 있을 터. 신뢰감 있는 낮은 목소리로 뭇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수애인 만큼 '진짜 사나이' 내레이션을 권하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사양했다.
수애는 "'진짜 사나이'도 하면 속 보인다. '감기'를 홍보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진짜 사나이' 내레이션은 미처 생각을 못했다. 며칠 전 '정전60년 KBS 특집 다큐멘터리 DMZ' 내레이션을 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목소리만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렵다. 난 무언가를 하기 전에 걱정이 많다. 완벽을 추구해서 그런 걸 수도 있다"며 웃어 보였다.
그의 말처럼 수애는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다. 철저한 준비 후 연기에 임하는 모습 때문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완벽주의자로 불리기도 한다.
수애는 "완벽이라고 말하는데 그 이면에 (나 스스로) 무모한 게 너무 많다. 완벽주의를 추구하고,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있을 뿐이다. 모든 것이 완벽주의인 것은 아니지만 작품적으로 접하는 일은 완벽을 추구하는 것 같다. 최선을 다하고 싶은 욕심이다. 관계자들이 내가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니 완벽주의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스로 "수애는 그냥 허당"이라면서도 '허당'이라는 말을 지적하자 고심 끝에 "같이 있어보면 허당이라기 보다는 편안한 사람"이라고 급수습하는 허점어린 모습을 보여 웃음을 안겼다.
수애는 실제 생활 역시 우리가 알고 있는 '우아한 여신', '드레수애'와는 다르다고 털어놨다. '1박2일'에 나온 캐주얼한 모습이 평소의 자신이며, 평소에는 중저음의 목소리지만 친한 사람들을 만나면 현재보다 몇 옥타브가 올라간다는 것. 그는 "앞으로 숙제가 많다"며 또 다른 모습들을 보여줄 것이라 전했다.
이런 수애가 하고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다. 지난 2007년 방송된 드라마 '9회말 2아웃' 이후 이렇다 할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욕심은 '감기'에서 지구(장혁)에게 구조되는 장면을 촬영한 뒤 더욱 커졌다.
수애는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다. 사실 그동안 계속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어 했다. '천일의 약속'이 끝난 후 지쳐 있을 때도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었지만 선택한 작품은 '감기'였다. '감기' 이후에도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었지만 '야왕'을 했다"며 자신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하고 싶어 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장난기 어린 말을 남겼다.
또 결혼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아직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하지 않겠냐는 것.
수애는 "아직 결혼 계획은 없다. 결혼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렇지만 내가 독신주의는 아니다"며 "주위의 압박이 있으면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볼 텐데 그런 압박도 없다. 그런데 조심해야겠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결혼에 대해 별 생각 없이 했던 말들이 과장되는 경우도 있더라. 그런 걸 보니 '내 나이가 그럴 나이구나' 싶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허당에 털털하지만 우아한 미녀 수애가 인해로 분한 영화 '감기'는 치명적인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피할 사이도 없이 폐쇄된 도시에 갇힌 사람들의 치열한 사투를 담은 영화다. 수애 외 장혁, 박민하, 유해진, 마동석, 이희준 등이 출연했다. 14일 개봉.
[배우 수애.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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