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민성의 스타★필]
하정우는 항상 현재 진행형이다. 출연작마다 다른 성격, 다른 성향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180도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최근작 '더 테러 라이브(제작사 씨네2000)' 또한 그러하다. 개봉 이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에서 라디오 방송국으로 좌천된 뉴스 앵커가 테러범과 전화 통화를 하며 자신의 목숨 또한 위협받는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는다.
뉴스룸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원톱을 맡은 하정우는 내내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보여준다. 줄줄이 무너지는 한강 다리나 폭파되는 건물보다 볼만한 것은 시시각각 변해가는 하정우다. 한순간 벌게진 얼굴과 귀, 목 뒤의 소름, 긴장감에 떠는 손, 흐트러지는 머리카락, 피부 트러블까지 피를 말리는 위기상활에서 온몸이 다 연기를 한다. 눈빛과 목소리만으로 이야기의 설득력과 몰입도를 높인다.
단언컨대 하정우는 지금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배우지만, 출연에 대한 밀당이 없는 다작 배우다. 톱스타 반열에 오르면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며 이미지 관리를 하는 여느 배우들과 다르다. 지난해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베를린', '577 프로젝트', '러브픽션' 등 단편영화 '시네노트' 등 5 작품에 공개됐고, 이어 자신의 첫 연출작인 '롤러코스터', 故 앙드레김의 전기 영화 '앙드레김', 삭발 머리로 열연 중인 사극 '군도:민란의 시대', 두 번째 연출작이자 주연까지 맡은 '허삼관 매혈기'까지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도전과 변신은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맡긴 일은 뚝심으로 밀고 나가는 하정우는 '더 테러 라이브'의 제작자인 씨네2000 이춘연 대표와 많이 닮아 있다. 시원시원한 언변과 주변인을 아끼는 의리, 오래 영화계에 몸담은 노하우, 신인 감독에 대한 애정은 둘이 꼭 같다.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도 이 영화가 상업영화 데뷔작이며, 하정우를 캐스팅하면 반드시 뜬다는 풍문이 있을 정도로 신인 감독들을 성공적으로 데뷔(?)시켰다. '용서받지 못한 자'의 윤종빈 감독, '추적자'의 나홍진 감독 등은 그와 함께 충무로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차기작들을 계속 함께 하고 있다.
하정우는 배역에 대한 몰입도가 높다. 배역을 맡게 되면 현실 속에서 관련 인물을 물색하고 집요하게 연구한다. '더 테러 라이브'는 기존 아나운서들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장단점을 파악하고 극에 진행에 따라 감정의 그래프를 그려가며 꼼꼼하고 치밀하게 준비했다. 대사 속 단어 하나에도 의심을 그치지 않고 집요하게 연구한 내용을 깨알 같은 글씨로 노트에 담았다. 그리고 결과물로 물오른 미친 연기력을 선보이며, '더 테러 라이브'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 2세 배우라는 재능보다 노력과 열정을 믿어 최고 배우가 된 하정우. 단언컨대 지금 가장 완벽한 배우는 하정우이다.
[배우 하정우. 사진 = 영화 '더 테러 라이브' 스틸컷]
김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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