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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태경 인턴기자] 케이블 채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시즌 5가 '일보 전진, 일보 후퇴' 했다.
지난 9일 방송된 '슈스케5' 첫방송에서는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감동과 재미, 음악성과 화제성 모두를 골고루 담으려 한 노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노래 실력보다는 참가자들의 사연을 더욱 부각시켜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이 마치 '인간 극장'처럼 보이기도 했다.
우선 슈퍼위크 진출자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12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20여개의 자작곡을 만든 '작곡 신동' 조윤성은 심사위원 모두에게서 합격 판정을 받았다. 젊은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한 60대 김대성 에게도 슈퍼위크 진출권이 주어지는 등 지난 시즌과 비교해 다양한 연령층이 합격했다.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대로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슈퍼스타가 될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특히 김대성은 "공연 전 아들에게서 '지난 시즌에서도 나이 많은 참가자들은 모두 탈락했다. 아버지도 큰 기대 안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었다"고 고백해 지난 시즌에 비해 파격적인 심사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하지만 전편과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의 노래 실력 보다 개인적인 사연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은 여전했다.
음악적 개성을 지닌 참가자라 할지라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특별한 스토리가 없다면 오디션에서 빛을 발하기 힘들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만큼의 노래 실력이 아닌 한 그간에 살아온 인생이 딱하면 딱할수록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식이다.
이번 시즌 5에서도 방송 분량을 차지한 참가자들은 하나 같이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었다. 첫 방송 후 가장 주목을 받은 참가자는 정비공 박시환 이었다. 박시환이 노래 부르는 장면은 방송 다음날까지도 조회 수 100만을 돌파하며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방송에서 박시환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가수의 꿈을 키우는 것조차 부모님에게는 불효겠지만, 그래도 나는 평생 노래하며 살고 싶다. 이번에 탈락 해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고 말했다. 심사의원 윤종신은 "박시환씨의 강한 의지와 열정에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며 합격 판정을 내렸다. 심사평에는 참가자의 애틋한 사연에 대한 감동이 짙게 묻어있었다. 노래 실력에 대한 객관적인 심사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이다.
보는 이들을 모두 눈물짓게 만든 힘이 그의 호소력 있는 음색일수도 있겠지만, 관객들은 노래를 듣는 내내 오래 전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냈다는 그의 사연을 떠올렸을 것이다.
진심을 담은 노래는 듣는 이에게 감동을 준다. 박시환과 김대성 역시 진심을 담아 노래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서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이들 외에도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노래한 참가자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은 참가자들의 '진심'을 느끼기 보다는 절절한 '사연'을 통해 감동을 느낀다는 점이다.
이번 '슈스케 5'가 자극적인 내용에만 치우치지 않고 시청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참가자들의 음악성에 감동하기보다는 그들의 힘들었던 지난 삶에 동정표를 던지게 하는 것은 '대국민 가수 오디션'이라는 프로그램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물론 '슈스케'의 기획 의도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워온 사람들의 꿈을 이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개인적인 배경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다만 본분으로 돌아가 노래 하나만으로 정면 승부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길 바란다.
['슈퍼스타 K' 시즌 5 도전자 박시환, 오광수, 가수 이승철, 도전자 김대성, 가수 이하늘(위로부터). 사진 = 엠넷 방송화면 캡처]
남태경 기자 tknam110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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