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의 선두수성이 불안하다.
삼성은 후반기 초반 12경기서 9승 3패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선두독주체제를 갖출 것이란 말도 나왔다. 그러나 5일~7일 휴식기 이후 3승5패로 부진하다. 8월 중간성적도 5승7패. 올 시즌 내내 휴식기 이후 성적이 좋았던 삼성으로선 의외의 결과다. 2위 LG에 승차 없는 2위를 허용했다. 3위 두산도 3경기 차로 접근했다.
삼성의 선두수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객관적 전력이 떨어진 건 아니다. 오히려 김상수와 조동찬이 부상을 딛고 돌아와 100% 전력을 갖춘 채 휴식기를 마쳤다. 하지만, 조동찬이 최근 1루 충돌로 시즌아웃됐고, 내야 실책도 은근히 자주 나온다. 그보다 더 위험한 요소가 불펜 불안. 최근 오승환과 안지만이 나란히 실점했다. 삼성의 특장점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발생한 것이다.
▲ 2G연속 패전 안지만, 삼성이 받은 충격
안지만은 2012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인대를 접합하는 토미 존 수술이 아닌, 간단한 수술이었다. 안지만은 특유의 성실함으로 폭풍 재활에 성공했다. 시범경기에 등판했고 정규시즌 개막엔트리에 들어왔다. 애당초 재활이 늦어질 경우 시즌 초반 결장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무색하게 한 결과.
하지만, 시범경기에 이어 정규시즌 초반 구위가 썩 좋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은 안지만을 2군에 보내 구위조정을 지시했다. 5월 2일 대구 넥센전 ⅔이닝 2실점을 기록한 안지만은 22일 대구 LG전부터 6월 1일 대구 롯데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며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다. 심창민의 공백도 크게 표시가 나지 않았다.
안지만이 최근 다시 흔들린다. 11일 광주 KIA전서 1⅔이닝 1자책, 16일 창원 NC전서 1⅔이닝 2실점으로 2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됐다. 패전이 됐다는 건 경기 막판 결승점을 안지만이 내보낸 주자가 올렸다는 뜻. 결정적 상황에서 얻어맞았다는 의미다. 안지만이 등판한다는 건 삼성이 승기를 잡겠다는 것인데, 돌아온 건 패배였다. 삼성으로선 LG가 바짝 추격하는 상황에서 매우 뼈 아픈 패배였다. 물론 안지만은 올 시즌 피안타율 0.197, WHIP 0.98로 좋은 기록을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 갑작스러운 난조는 삼성으로선 매우 당혹스럽다.
▲ 삼성 불펜, 확실히 예전같지 않다
삼성 불펜이 확실히 예전같지 않다. 예상됐던 일이다. 정현욱의 LG 이적과 권오준의 부상 공백. 기본적인 힘이 예전보다 떨어졌다. 두 사람의 공백은 확실히 크다. 예전처럼 타자들을 압도하진 못해도 노련미가 있어 언제든 1이닝을 맡길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안지만 앞에서 온갖 궂은 일을 했던 베테랑들.
올 시즌엔 이런 역할을 해줄 투수가 없다. 권혁도 예전과 달리 기복이 있다. 삼성은 나름대로 대안을 내놓았다. 심창민과 신용운. 하지만, 심창민은 시즌 중반 구위가 떨어지더니 어깨 통증으로 7월 26일 대구 넥센전 이후 개점 휴업했다. 심창민은 아직 풀타임 셋업맨 경험이 없다. 지난해엔 어디까지나 필승조 보조자. 신용운은 최근 4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최근엔 심창민의 역할을 해준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근본적으로 정현욱과 권오준의 아우라를 100% 채우진 못했다.
결국 올 시즌 삼성불펜은 안지만과 오승환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다른 팀들도 이젠 삼성 불펜을 해볼만한 상대로 인식한다. 더 이상 철옹성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안지만이 2경기 연속 패전을 떠안은 데 이어 오승환도 16일 경기서 실점했다. 안지만과 오승환이 한 경기서 나란히 실점하는 장면. 정말 희귀한 광경이었다. 두 사람이 실점하자 삼성불펜은 더 이상 대안이 없었다. 혹여 1명이 주춤해도 또 다른 누군가가 튀어나와 위기를 틀어막는 터프함이 사라졌다.
▲ 삼성, 불펜 불안하면 선두수성 장담 못한다
삼성은 LG와 두산의 추격을 받고 있다. LG의 상승세는 말할 것도 없고 두산도 조용히 승률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현 시점에서 삼성이 두 팀의 추격을 따돌리기엔 힘이 부족해 보인다. 삼성 타선은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의 응집력과 폭발력을 자랑한다. 선발진도 최근 벤덴헐크, 차우찬이 살아나면서 나쁘지 않다.
결국 불펜 안정이 시급하다. 안지만과 오승환은 커리어가 있다. 멘탈도 강하다. 1~2경기 주춤했다고 해서 무너질 투수들이 아니다. 하지만, 팀이 처한 환경을 감안하면 좀 더 힘을 내줘야 한다. 다행히 심창민이 어깨 통증을 털고 퓨처스에서 최근 3경기 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1군 복귀가 눈 앞이다. 신용운은 물론이고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 중인 권혁도 힘을 보태준다면 삼성 불펜이 좀더 힘이 붙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들이 언제 힘을 응축하느냐가 관건이다.
팀당 30여 경기 남은 시점. 류중일 감독이 말한 “승부”의 시점이 다가왔다. 불펜이 무너지면서 패배한다는 건 엄청난 데미지다. 전문가들은 불펜이 불안하면 선발투수들과 야수들도 쫓기게 돼 있다고 지적한다. 야구는 멘탈게임이기 때문. 그런 점에서 삼성은 확실히 불펜 정비가 필요하다. 이대로라면 선두수성이 불안하다.
[안지만(위), 오승환(가운데), 삼성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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