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춧가루부대가 캐스팅보트를 쥐었다.
치열한 선두다툼 중인 삼성과 LG가 16일 NC와 한화에 나란히 패배했다. 삼성이 창원 원정서 먼저 NC에 패배했다. LG는 경기가 먼저 끝난 창원 소식을 듣고 한화전을 치렀다. 하지만, LG 역시 한화에 패배해 1997년 후반기 이후 처음으로 후반기 1위에 등극할 기회를 다음으로 넘겼다. 삼성은 한화가 LG를 잡으면서 한 숨을 돌렸다.
NC와 한화가 순위다툼 캐스팅보트가 될 조짐이다. 예전부터 후반기엔 포스트시즌 탈락이 유력한 하위권 팀들이 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부담 없이 게임을 치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편안하다. 순위다툼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위권 팀들보다 도리어 하위권 팀들의 경기력이 좋은 날이 있다. 16일이 바로 그런 케이스였다.
▲ 부담 없는 NC, 한화 경기력 더 좋아질 수 있다
NC는 17일 현재 4위 넥센에 8.5경기 뒤졌다. 4강은 사실상 힘들다. 그러나 NC는 신생팀 역대 최다 승률을 갈아치울 기세다. NC는 16일 창원 삼성전을 잡으면서 최근 4연승 신바람이다. 39승 53패 3무로 승률 0.424다. 1991년 신생 8구단으로 리그에 진입한 쌍방울의 승률이 0.425였다. NC는 아직 33경기가 남았다. 신생팀 역대 최다 승률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충분하다. 찰리-에릭-이재학-노성호로 이어지는 선발진에 아담이 재합류한다. 손민한이 마무리로 돌아선 불펜도 최근엔 안정적이다.
한화도 최근엔 마운드가 나쁘지 않다. 15일 잠실 LG전서 불펜이 역전 결승점을 내줬으나 송창식 홀로 버텼던 시즌초반과는 상황이 다르다. 박정진, 김광수에 최근엔 선발에서 구원으로 돌아선 김혁민도 있다. 한화도 이젠 어느 팀이든 경기 중반까지 대등한 승부를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물론 NC와 한화는 여전히 화력이 약하다. 하지만, 타선은 터질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투타조화가 맞아떨어진다면, NC와 한화를 누구도 쉽게 볼 순 없다.
또 하나. 한화는 내부적으론 리빌딩을 선언했으나 김응용 감독은 드러내놓고 리빌딩을 외친 적이 없다. 끊임없이 승리를 갈구한다. 많이 이기는 게 리빌딩의 밑바탕이라고 본다. 젊은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기용하면서도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타격감이 좋지 않은 김태완 대신 베테랑 강동우를 1군에 올려 젊은 선수들의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NC 역시 시즌 초반 출발이 안 좋았기 때문에 최대한 시즌 막판 승률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NC와 한화가 남은 경기서 시즌 초반처럼 맥 없는 경기력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
▲ NC, 넥센과 무려 7경기 남았다는데
NC와 한화는 4강, 혹은 선두다툼 중인 팀들과 적지 않은 경기를 남겨뒀다. NC는 4위 다툼 중인 넥센과 무려 7경기가 남아있다. 4승 5패로 팽팽하다. 여전히 4강을 포기하지 않은 롯데와 5경기, SK와도 4경기가 남았다. NC는 올 시즌 롯데와 5승5패1무로 팽팽하고 SK엔 9승3패로 절대 우세다. NC는 선두 다툼에 가세한 두산과도 5경기가 남았다. 삼성과 LG엔 상대적으로 적은 3경기가 남았다. 그러나 NC는 15~16일 창원 삼성전서 2연승하며 삼성전 약세 이미지를 벗어났다. LG에도 5승6패로 여전히 팽팽하다. NC를 허투루 보다 시즌 농사를 망칠 수 있다.
한화는 넥센과는 3경기 남았다. 삼성, LG, 두산, 롯데, SK와 모두 5경기를 남겨뒀다. 한화는 올 시즌 NC외엔 상대전적서 앞선 팀이 없다. 다만 두산에는 유독 끈질긴 승부를 했다. 상대전적서 4승7패이지만, 내용은 다른 팀들과의 경기보단 나았다. 순위다툼 중인 팀들엔 NC보단 한화가 그래도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방심하다간 큰 코 다친다.
올 시즌 고춧가루부대는 1팀도 아니고 2팀이다. 그만큼 예년보다 더 강력하다. NC와 한화가 16일 삼성과 LG를 나란히 잡은 건 서막에 불과했다. 올 시즌 상위권 순위는 누가 NC, 한화 고춧가루를 덜 맞느냐에 따라 결정될지도 모른다.
[NC 선수들(위), 한화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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