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투수 주요 타이틀을 모두 외국인이 차지할까.
흔히 투수 주요 타이틀 3개라고 일컬어지는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은 현재 외국인 투수가 모두 1위에 올라있다. 19일 현재 다승에서는 쉐인 유먼(롯데)이 12승으로 1위에, 평균자책점은 찰리 쉬렉(NC)이 2.49로 가장 짠물 투구를 펼치고 있다. 탈삼진 부문에서는 '파이어볼러' 레다메스 리즈(LG)가 134개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외국인 선수 영입 경향을 보면 놀라운 일도 아니다. 지난해부터 프로야구 각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 영입 때 타자 대신 투수에 올인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의 절대적 숫자가 늘어났고 여기에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투수들도 많다 보니 주요 부문인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3개 부문 모두 외국인이 1위를 달리고 있다.
1위 뿐만 아니라 상위권에도 외국인 투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다승에는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10승으로 공동 2위, 공동 4위에는 크리스 세든(SK)과 크리스 옥스프링(롯데), 브랜든 나이트(넥센)가 올라있다.
평균자책점에서도 세든이 2.79로 2위, 리즈가 3.05로 4위에 올라있다. 탈삼진에서도 세든이 3위, 데니 바티스타(한화)가 5위, 옥스프링이 6위, 헨리 소사(KIA)가 7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특히 탈삼진은 공동 9위까지 11명 중 8명이 외국인 투수다. 최다 이닝도 1위부터 6위까지 전부 외국인 투수이며 상위 10걸 중 8명이다.
만약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외국인 투수가 주요 세 부문을 차지하는 것은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후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3개 부문 모두 외국인 투수가 1위를 차지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동안 다승 타이틀은 2002년 마크 키퍼(당시 KIA)를 비롯해 2004년 게리 레스(당시 두산),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 2009년 아퀼리노 로페즈(당시 KIA)까지 4차례 있었다.
평균자책점 역시 2002년 나르시소 엘비라(당시 삼성)를 시작으로 2003년 쉐인 바워스(당시 현대),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 2012년 브랜든 나이트(넥센)까지 4차례였다. 탈삼진 타이틀은 2001년 페르난도 에르난데스(당시 SK)와 2005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까지 두 차례 밖에 없었다.
이렇듯 세 부문 모두 1위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두 개 이상의 타이틀 역시 2002년과 2007년 두 차례 뿐이었다. 그나마도 2007년은 리오스가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며 한 선수가 두 개의 타이틀을 차지한 경우였다.
그렇다면 투수 주요 타이틀 외국인 천하를 어떻게 봐야할까. 실력있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프로야구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팬들에게도 즐거움을 준다. 리즈의 16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는 국내 투수들에게 쉽사리 볼 수 없는 일이다. 각 구단 역시 외국인 투수들 덕분에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할 수 있다.
아쉬움은 국내 에이스급 선수들의 모습. 류현진(LA 다저스)이 떠난 자리를 다른 선수들이 메워주기를 바랐지만 2% 부족한 모습이다. 이는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가 21연승, 신인 오가와 야스히로(야쿠르트)가 센트럴리그 다승 1위를 달리는 등 일본 투수들이 평정한 일본 프로야구와 정반대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윤석민(KIA)은 불펜 전환 뒤 서서히 안정을 찾는 모습이며 김광현(SK)도 예전의 구위를 완벽히 회복한 모습이다. 여기에 양현종(KIA)도 최근에는 주춤하지만 그동안의 부진을 떨치고 희망을 보이고 있다.
많은 외국인 투수들이 제 몫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분위기가 시즌 끝까지 이어지며 외국인 투수 천하가 이뤄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기존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에 국내 투수들의 활약까지 덧붙여진다면 프로야구는 한층 더 흥미를 자아낼 수 있을 전망이다.
[레다메스 리즈, 찰리 쉬렉, 쉐인 유먼(왼쪽부터).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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