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금 그들의 순위는 8위다. 올해부터 9구단 체제이니 '뒤에서 2등'이다.
얼핏 보면 신생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 하다. 그러나 차근차근 발전하는 '과정'이 매끄럽고 '결과'도 기대 이상이다.
올해부터 1군 무대에 진입한 NC 다이노스는 21일 현재 40승 54패 4무로 8위에 올라있다. 주목할 것은 9위 한화와의 승차다. 무려 11.5경기차로 앞서 있는 것. 게다가 승률도 .426다. 개막 후 7연패로 출발한 팀이라기엔 믿기지 않을 수치다.
무엇보다 NC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NC는 이제 막 데뷔한 신생팀이지만 벌써 '신구조화'를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 후 FA 시장에서 이호준과 이현곤을 영입했고 한때 '전국구 에이스'로 활약한 손민한에게 다시 유니폼을 입혔다. 이호준은 4번타자로 팀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으며 손민한은 선발로 부활을 알리더니 이제는 불펜에서 팀 승리를 이끌고 있다.
사연 있는 선수들의 성공도 눈에 띈다. 삼성의 두꺼운 선수층에 이렇다할 기회가 없었던 김종호는 꾸준히 3할 가까운 타율을 유지하면서 리그 최고의 톱타자로 거듭났다. 도루 41개를 기록하면서 실패한 것은 10개에 불과하다.
SK의 막강 내야진 속에서 틈을 찾지 못한 모창민도 그간 숨겨왔던 타격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전 김경문 감독은 "모창민은 20-20 클럽도 가능한 선수"라고 말했었다. 시즌 초반 부상에도 9홈런 13도루를 기록하고 있으니 향후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규정타석을 채운 그는 타율 .310을 기록 중이다.
1년에 3장의 유니폼을 입은 조영훈도 3할 가까운 타율로 규정타석을 채워 생애 첫 3할에 도전한다. 넥센 시절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임창민은 불펜의 핵으로 자리했다.
이 팀엔 팀을 끌어주는 베테랑만 있는 게 아니다. 한국 야구의 미래를 이끌 자원들이 벌써부터 눈에 보인다. NC의 강력한 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이재학은 두드러진 신인왕 후보이며 나란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나성범과 권희동은 차세대 거포로 손색이 없다. 풀타임 유격수로 성장 중인 노진혁도 다채로운 경험을 쌓고 있다.
경기는 선수의 몫이지만 결국 선수진을 구성하는 건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역량에 달렸다.
두산 감독 시절 '화수분 야구' 신드롬을 일으킨 김경문 감독은 NC에서도 그 역량을 발휘하고 있으며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가 아닌 이태일 대표이사를 필두로 한 프런트는 열린 마인드로 구단을 지휘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벌써 올 시즌 후 치를 마무리 캠프를 언급할 정도로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장과 프런트의 하모니는 필요한 자원을 메우는 트레이드로 이뤄졌다. 지석훈과 박정준은 수비난에 시달리던 NC에 큰 도움이 됐다.
아직 NC는 4강에 도전할 만한 완전한 전력을 갖추지 않았다. 결코 그들의 내년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호락호락하지 않은 경기력을 펼치며 상위권팀들도 긴장시키고 있다.
솔선수범하는 베테랑 선수들의 리드와 타팀에서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었고 미래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 유망주들의 활약 속에 미래를 기약하고 있는 NC. 하위권팀에서 좀처럼 발견할 수 없는 지켜보는 재미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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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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