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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2012년 12월, '공감토크쇼 놀러와' 8년여 만의 폐지. 2013년 8월, '황금어장-무릎팍도사' 6년여 만의 폐지.
22일 MBC의 대표 토크쇼가 또 하나 사라졌다.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 MBC는 '공감토크쇼 놀러와'와 '무릎팍도사', 채널을 대표하던 두 장수 토크쇼의 폐지를 결정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시청률 부진이 원인이었다.
이제 MBC에게 남은 건 '황금어장-라디오스타'뿐이다. '세바퀴'가 있긴 하나 토크와 퀴즈가 결합된 변형된 포맷이다. 물론 향후 MBC가 새 토크쇼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공감토크쇼 놀러와'의 빈자리에는 '다큐스페셜'이 방송되고 있고, '무릎팍도사' 시간대에는 콩트프로그램 '스토리쇼 화수분'을 방송할 예정이라 당분간은 '라디오스타'가 MBC 대표 토크쇼로 활약해야만 한다.
다만 최근의 방송을 보면 '라디오스타' 역시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다. 이른바 '독설 토크쇼'의 일인자로 군림하던 '라디오스타'였으나 최근 날카로움이 감소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라디오스타'의 매력은 게스트에 대한 방대한 정보 수집과 이를 바탕으로 게스트의 정곡을 찌르는 MC들의 과감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방송에선 시청자를 놀라게 할 만큼의 다양하고 폭 넓은 질문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 MC들이 던지는 질문도 무뎌졌다는 게 중론인데, 최근 논란이 된 방송인 안선영의 연봉 관련 발언도 따지고 보면 방송에서 안선영의 발언에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하고 반론하지 못했던 MC들의 책임도 컸다.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는 건 '라디오스타' 스타일이 아니었다.
'라디오스타'의 문제점들이 가장 도드라졌던 건 최근의 '진격의 패셔니스타' 편이었다. 개그맨 김경민, 가수 데프콘, 걸그룹 f(x)의 크리스탈과 설리가 출연했는데, 게스트들이 기대만큼 조화를 이루지 못했을 뿐더러 MC 규현의 연습생 관련 부분을 제외하면 웃음포인트도 크게 없었다. 또한, 다른 출연자들과 동떨어진 반응을 보이는 크리스탈, 설리의 모습과 이를 계속 눈치 보는 듯한 MC들의 태도에 일부 시청자들은 불편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민감한 부분까지 속 시원하게 질문하지 못하는 MC들의 모습은 '라디오스타'답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했다.
지난 날 '라디오스타'는 '황금어장' 울타리에 한데 묶여 '무릎팍도사'가 방송된 뒤 자투리 시간에 짧게 방송되던 프로그램이었으나 어느덧 당당히 독립프로그램으로 수요일 밤을 담당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무릎팍도사'까지 폐지된 이제는 MBC의 유일한 토크쇼란 책임까지 짊어지게 됐다. 단 지금처럼이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라디오스타'가 MBC 대표 토크쇼가 됐지만, 시청자들에게서 멀어진 대표 토크쇼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걸 이미 우린 모두 목격했기 때문이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MC 규현, 김구라, 윤종신, 김국진(왼쪽부터).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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