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손연재가 진검승부를 앞뒀다.
손연재(19, 연세대)가 오는 28일(현지시각)부터 내달 1일까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리는 2013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을 노린다. 전망은 밝다.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새롭게 쓰기 위해 지난 24일 키예프에 입성해 현지적응에 나섰다.
▲ 손연재가 올해 걸어온 길, 실수 줄이고 완성도 높였다
손연재는 2월 러시아 가스프롬 그랑프리서 몸을 푼 뒤 숨가쁘게 달려왔다. 4월 포르투갈 리스본 대회를 시작으로 8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회까지 월드컵 시리즈 5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리스본 월드컵 볼 동메달(17.400점), 페사로 월드컵 리본 은메달(17.483점), 소피아 월드컵 후프 동메달(17.800점), 민스크 월드컵 후프 은메달(17.7167점), 곤봉 은메달(17.9333점),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 후프 은메달(17.8333점), 리본 동메달(18.066점)을 차지했다.
민스크 월드컵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서 연이어 멀티메달을 따냈다.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 개인종합 총점 71.083점으로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볼, 리본, 곤봉, 후프 모두 고른 기량을 보여줬다는 의미. 그러나 4위를 차지하며 월드컵 시리즈 사상 첫 개인종합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손연재는 유니버시아드서는 볼 은메달(18.000점)을 따냈고, 아시아선수권서는 72.066점으로 개인종합 우승과 함께 후프 금메달(18.433점), 곤봉 금메달(18.133점), 리본 은메달(18.167점), 단체전 은메달 등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획득으로 3관왕을 차지했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체력과 집중력이 좋아졌다. 시즌 초반 곤봉에서 보여준 불안감도 해결됐다.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완성도도 높아졌다. 세계선수권대회도 결국 실수를 하지 않느냐의 싸움. 실수 한 번에 순위가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진다. 잔부상은 있어도 컨디션에 지장을 줄 정도의 큰 부상도 없다.
▲ 독창성 기술, 등재 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손연재는 올 시즌 곤봉과 볼의 독창성 기술을 국제체조연맹에 등재하려고 했다. 곤봉은 수구를 던졌다가 발 뒷부분으로 받는 기술이다. 볼은 공을 던져 바운드를 한 뒤 팔을 뒤로 제치고 허리도 뒤로 꺾으면서 등 뒤로 받는 기술이다. 세계선수권대회 직전 영어와 불어로 된 설명을 국제체조연맹에 제출한 뒤 난도를 받아 세계선수권서 성공하면 손연재만의 보너스 점수로 인정된다. 세계적인 톱랭커로 도약한 손연재로선 꼭 필요한 과제였다.
손연재는 독창성 기술을 여전히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희 대표팀 코치는 일전에 “독창성 기술은 동작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실수가 많다. 대회 당일 숙련성 기술로 신청할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었다. 지금까진 별 다른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봐서 연기의 안정감을 살리기 위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리본의 포에테 피봇, 머리에 곤봉을 얹은 특유의 경쾌한 스텝 등은 손연재만의 표현력이 드러나는 대목. 이런 것들의 완성도를 높여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 한국인 심판 참가, 판정 불이익은 없다
리듬체조계는 올 시즌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국제체조연맹이 주관한 리듬체조 심판 선발시험에서 일부 고위관계자들이 점수를 산출하는 프로그램을 조작해 특정 심판을 밀어주려는 부정행위를 한 것. 관련자들이 징계를 당했고 심판 자격 재시험이 실시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재시험 결과 한국에선 김지영 리듬체조 경기위원장이 한국인 최초로 이번 세계선수권서‘상위 심판’으로 나선다. 서혜정 리듬체조 기술부위원장도 실시 심판으로 나선다.
손연재로선 호재다. 그동안 리듬체조는 알 듯 말 듯 유럽 선수들에 대한 판정 이익이 있었다. 한국인 심판이 손연재에게 의도적으로 좋은 점수를 줄 순 없다. 그래도 리듬체조계로선 한국 심판들이 유럽 심판들을 견제하면서 균형있고 객관적인 판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 시즌 리듬체조 채점 방식은 난도(D) 부문과 예술 부문과 실시 부문이 통합된 실시(E) 부문으로 나뉜다. 각각 10점씩 총 20점 만점이다.
▲ 리듬체조 스타 총출동, 손연재의 현재와 미래 평가 받는다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는 하계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 해에 매년 열린다. 손연재는 2010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서는 개인종합 32위, 2011년 몽펠리에 세계선수권서는 개인종합 11위를 기록했다. 손연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월드컵시리즈와 아시아선수권, 유니버시아드를 치렀다. 올 시즌 최대 목표가 바로 이 대회였다. 비중을 봐도 가장 큰 대회다. 멀리 보면 내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 올림픽 전초전이기도 하다.
전 세계를 대표하는 리듬체조 스타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 대회에 몸 컨디션을 100%로 맞춰놓고 월드컵시리즈를 소화했다. 올 시즌 월드컵시리즈를 접수한 마르가티나 마문과 알렉산드라 메르쿨로바(이상 러시아), 세계랭킹 1위 안나 리자트디노바와 알리나 막시멘코(이상 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 네타 리브킨(이스라엘), 실비아 미테바(불가리아) 등과 함께 치열한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손연재는 28일 밤 후프와 볼, 29일 곤봉과 리본 개인종합과 종목별 결선을 치른다. 개인종합 24위에 들면 30일 개인종합 결선을 치른다. 최대 3일간 전종목을 세 차례 연기해야 하는 강행군. 손연재는 키예프에서 비상하기 위해 지난 6개월간 쉬지 않고 날갯짓을 했다. 리듬체조 팬들은 이번 세계선수권서 손연재의 현재와 미래를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손연재 연기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