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분화에 태연한 가고시마 시민들, 오히려 지역홍보 기회로 삼아
얼마 전, 일본 가고시마 사쿠라지마 화산에서 폭발적 분화가 일어났다. 활화산이 없는 지역에 사는 이들이 보기에 놀랍고 우려스러운 일이었지만, 정작 화산재가 내린 가고시마 주민들은 태연하다. 오히려 분화를 지역 홍보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일본 온라인 매체 '뉴스 포스트 세븐'은 전하고 있다.
지난 18일, 사쿠라지마 쇼와 화구 화산재를 머금은 연기가 5000미터까지 상승해 관측사상 최대를 기록, 한일 양국에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가고시마 시 시민들은 다소 불편함이 있을 뿐,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3년간 사쿠라지마 화산은 매년 1천 회 이상 분화했다. 2010년에는 1026회, 2011년은 1355회, 2012년은 1107회였다. 지역 주민들로서는, 하루에도 몇번씩 일어나는 분화의 규모가 이번에 좀 컸다고 해서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지역주민들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기회로 보았다.
사쿠라지마 분화와 성장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미니박물관 '사쿠라지마 방문 센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분화가 일어났는데 괜찮냐는 문의가 많이 들어왔습니다만 괜찮습니다(^^). 이 정도 화산재는 가끔 있습니다. (중략) 화산을 보려면 지금이죠!"라며 박물관을 홍보했다.
심지어, 가고시마 시가지에서는 화산재 캔을 팔고 있었다. '하이! 도조!!'라는 이 제품은 2010년부터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며, 예상을 웃도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캔당 100엔이라는 저럼한 가격도 한 몫하고 있다.
가고시마 시 관광지역산업활성화 협의회가 2010년 10월, 시제품을 만들어 좋은 평판을 얻은 뒤 상품화됐다. 2011년도에는 1만 606개, 2012년도에는 6841개가 팔렸다고 한다.
이 캔이 판매되기 전까지 사쿠라지마 화산재는 골칫덩이일 뿐이었다. 화산재가 내리면 세탁물을 밖에서 말릴 수 없는데다, 알칼리성이 강해 다른 곳에 사용하기도 어려웠다. 그런 가운데 고안된 것이 바로 이 화산재 캔이라는 것.
올해는 1913년 사쿠라지마 부근을 강타한 다이쇼 대분화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 패키지 기념 캔을 발매했는데, 7월까지 이미 6천 4백개가 팔려나갔다고 한다.
이 캔에 들어가는 내용물은 오직 화산재다. 매년 몇 차례, 가고시마 시 직원이 시청 옥상을 청소할 때 나오는 사쿠라지마 화산재를 채취한 것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일이다.
실제 이 화산재 캔은 이과 수업의 참고로 쓰이는 것 이외엔 쓸모가 없지만, 사람들은 재미, 혹은 기념으로 이 캔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제품의 용기도 매우 유머스럽다. 사용기한은 '여러분이 흥미를 잃을 때까지'라 적혀 있고, 보존방법은 '좋아하는 장소에서 보존해달라'고 적혀있다.
아무 쓸모 없는 존재였던 화산재를 캔에 담아 판매하는 것. 그야말로, 화산 폭발이라는 역경을 기회로 바꾼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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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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