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원화? 의미가 없다고 봐요.”
남녀농구의 내년 농구월드컵 동반 출전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은 오는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릴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서 상위 3개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여자대표팀이 무사히 월드컵 티켓을 딴다면, 남녀농구는 내년 16년만에 세계대회에 동반 출전하게 된다. 그런데 월드컵 기간과 인천아시안게임 기간이 겹쳐 대표팀 구성과 운영 스케줄을 조정할 필요성이 대두했다.
남자농구의 경우 스페인 월드컵이 8월 30일부터 9월 14일까지 열리는데, 인천 아시안게임은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린다. 2개의 대회를 하나의 대표팀이 소화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과연 현장에선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에게 얘기를 들어봤다. 추 감독의 대답은 의외였다.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 월드컵-아시안게임 이원화, 의미가 없다?
추 감독은 대표팀 이원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자 고개를 내저었다. 추 감독은 “이원화는 의미가 없다. 하나의 대표팀이 두 대회를 모두 나가는 게 옳다.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대회다”라고 했다. 16년만에 참가하게 되는 구 세계선수권. 직접 부딪쳐서 한국농구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개선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느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병역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 역시 소홀하게 다룰 수 없다.
추 감독은 “병역 혜택이든 뭐든 최고의 선수를 구성해서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군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대회에 나서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두 대회 모두 최강의 전력을 구상하는 게 결국 한국농구를 위해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이에 모 선수는 “선수 입장에선 대표팀 발탁은 영광이다”라면서도 “시즌 직전에 두 대회를 연이어 참가하는 건 체력적으로 부담이 클 것 같다”라고 했다. 물론 이 선수도 기본적으로 두 대회 모두 좋은 전력을 구성해야 하는 당위성에는 공감했다. 모두 일리있는 지적. 참고로 내년 월드컵은 1라운드서 탈락하는 국가들은 순위결정전을 치르지 않는다.
▲ 각급 청소년대표팀 지원 강화하자, 성인대표팀보다 더 중요하다
추 감독의 “의미 없다”발언은 대표팀 이원화를 옳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보단, 그런 논란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뉘앙스였다. 추 감독은 뼈 있는 말을 내놓았다. “대표팀도 대표팀이지만, 17세, 18세, 19세 이하 대표팀에 더 많은 투자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추 감독은 “프로 선수들이 몇 달 모여서 훈련을 한다고 해서 전력이 크게 좋아지길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17세, 18세, 19세 청소년 대표팀은 아시아대회와 세계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는 것으로 안다. 프로보다 경쟁력이 더 좋다는 것이다. 이 선수들에게 더 많이 투자해야 성인대표팀도 강해진다”라고 했다.
추 감독은 기량 발전 여지가 있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청소년 대표팀에 대한 지원 강화를 외쳤다. 한국농구의 미래를 위해선 성인대표팀에 대한 투자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추 감독은 “청소년 대표들을 소집해서 합숙도 시키고 국제대회 준비도 꼼꼼하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남자농구가 내년 16년만의 월드컵 진출에 들떠있지만, 추 감독은 현실적으로 큰 기대를 걸게 없다고 했다.
▲ 조직력? 개인기가 중요하다
추 감독은 2개월 앞으로 다가온 프로농구 2013-2014 정규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오리온스 역시 이현민, 노경석 등의 영입으로 전력이 보강됐다. 추 감독은 “남은 기간엔 공수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추 감독은 “조직력으론 한계가 있다. 프로에 오는 선수들이 개인기량을 더 끌어올렸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감독은 “프로만 봐도 수비수 1명을 확실하게 제치는 선수가 없다”라고 했다. 이어 “받아먹는 득점은 의미가 없다”라고 했다. 개인기술을 키우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한국농구의 수준 자체가 향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추 감독은 “성인들은 이미 성장이 끝났다고 봐야 한다. 중, 고등학교 선수들이 개인기를 많이 키워서 프로에 올라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농구는 내년 월드컵이 끝이 아니다. 월드컵 참가 이후에도 계속 농구를 해야 하고, 세계무대에도 도전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중, 고교 유망주들에게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게 추 감독의 지적. 한국농구 경쟁력 강화라는 큰 그림을 그릴 때,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이원화 여부의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다만, 추 감독의 내년 대표팀 운영에 대한 생각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모두 하나의 대표팀 참가와 총력전이다.
[추일승 감독. 사진 = 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