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적의 조합은 무엇일까.
삼성은 29일 인천 SK전서 박석민을 올 시즌 처음으로 4번타자로 내세웠다. 4번을 쳤던 이승엽을 5번으로 내리면서 박석민과 자리를 맞바꿨다. 최형우는 그대로 3번. 류중일 감독의 파격 라인업. 결과는 실패였다. 이들은 SK 마운드에 힘을 쓰지 못했다. 30일 경기서는 또 어떤 형태의 클린업트리오가 나올지 예상하기 어렵다.
올 시즌 삼성의 클린업트리오는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한 고민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시즌 초반 이승엽-최형우-박석민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꾸렸지만, 이승엽의 부진으로 잘 풀리지 않은 경기가 많았다. 이후 이승엽과 최형우의 자리를 맞바꿨고, 이번엔 이승엽과 박석민의 자리도 바꿔봤지만 결과적으로 타격 1위를 달리다 장외로 빠져나간 채태인의 공백만 느끼고 말았다.
▲ 이승엽-최형우 타순 맞교환은 성공적이었다
류 감독은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이승엽-최형우-박석민-채태인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꾸렸다. 한동안 밀고 나갔으나 이승엽이 시즌 초반 너무 부진했다. 류 감독은 6월 20일 인천 SK전서 이승엽과 최형우의 타순을 처음으로 맞바꿨다. 당시 이승엽의 개인통산 352호 홈런신기록에 관심이 집중됐던 시기. 류 감독은 이승엽의 컨디션도 끌어올리고 팀 화력 극대화를 위해 변화를 시도했다.
성공적이었다. 이승엽은 4번에서 타율 0.302 6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3번에선 타율 0.229에 불과했다. 최형우도 3번에서 타율 0.301 15홈런 43타점, 4번에서도 타율 0.299 9홈런 38타점이다. 최형우가 4번으로 나선 경기 수가 적은 걸 감안하면 홈런, 타점 생산력이 더 좋아졌다고 봐야 한다. 물론 타순 변경과 관계없이 이승엽의 페이스가 7월 이후 좋아졌고, 최형우의 홈런 본능이 살아났다. 하지만, 타순 변경이 두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 건 사실이다.
▲ 박석민 4번, 박석민의 타격감을 살려보려고 했는데…
박석민은 29일 4번으로 나서기 전까지 5번과 6번을 쳤다. 류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박석민과 채태인을 5,6번에 번갈아 기용했다. 우투수가 선발로 나오면 왼손 채태인을 5번에, 좌투수가 선발로 나오면 오른손 박석민을 5번에 기용하는 방식이었다. 채태인은 5번 타율 0.364 6홈런 28타점, 6번 타율 0.370 2홈런 12타점 등 어느 타순에서든 제 몫을 했다. 다만 채태인이 5번을 치니 아무래도 타점 생산에 도움이 됐다. 그리고 박석민은 6번에선 타율 0.355이고 5번에선 타율 0.283이다. 이런 데이터만 보면 채태인이 5번, 박석민이 6번에 가는 게 맞다. 실제 삼성 중심타선은 최형우-이승엽-채태인-박석민 조합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잘 나가던 채태인이 8월 중순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최형우, 이승엽의 타격감이 완만하게 떨어진 가운데 박석민이 7월 타율 0.387, 8월 타율 0.355로 식지 않는 타격감을 과시했다. 류 감독이 29일 인천 SK전서 박석민을 4번으로 올린 건 이해가 되는 시도였다. 일단 첫 경기서는 박석민, 이승엽 모두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 관건은 이승엽과 채태인의 행보
기본적인 기량만 놓고 보면 최형우, 박석민은 국내 최고의 중, 장거리 타자들. 정교함이 돋보이는 채태인이 시즌 막판 혹은 포스트시즌에 정상 가세한다면 삼성 중심타선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최형우-채태인-박석민 순으로 클린업트리오를 짜도 무방하다. 관건은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냉정하게 볼 때 이들 후배 3명보다 위력이 떨어진다. 시즌 초반엔 3번에서 테이블세터와 4번 최형우 사이에서 흐름을 끊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7월 타율 0.355 3홈런 9타점, 8월 타율 0.279 2홈런 10타점으로 방망이 컨디션이 살아났다. 류 감독이 이승엽을 하위타순으로 내리지 않고 기다린 건 성공했다. 그러나 이승엽이 좀 더 살아나야 클린업트리오가 더 무서워질 수 있다. 류 감독은 여전히 이승엽이 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서 해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채태인의 복귀 시점도 매우 중요하다. 서두르면 안 되지만, LG와 선두다툼이 치열한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타자다. 삼성이 정규시즌 1위를 사수하려면, 최적의 중심타선 조합을 찾아내야 한다.
[삼성 중심타선에 들어서는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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