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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강산 기자] "선발투수로 성공하겠다."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이태양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29일 부산 롯데전서 생애 최고의 투구에도 패전의 아픔을 겪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이날 투구를 계기로 더욱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태양은 29일 롯데전서 6이닝 2피안타 4볼넷 1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타선 침묵과 7회말 선두타자 볼넷에 발목 잡혀 데뷔 첫 승이 아닌 아쉬운 패배에 울었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볼넷 때문에 패전투수가 된 것이다"며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고, 이태양도 이를 받아들였다.
30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태양은 "롯데 선발 홍성민이 잘 던졌고, 내가 먼저 내려왔으니 진 것이다"며 "선두타자 볼넷 때문에 패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태양은 1회말 제구 불안으로 1사 만루 위기에 봉착했지만 후속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 힘겹게 위기를 넘기면서 호투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는 "2회부터는 제구만 신경 썼다"며 "구속은 평소보다 안 나왔지만 컨디션에 맞게 던지는 법을 배웠다. 그런 상황에서 풀어낸 것이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이날 이태양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였다. 1회에는 138km에 그쳤지만 2회부터 점차 회복해 나갔다. 특히 2회부터 6회까지는 안타와 볼넷 하나씩만 내주며 호투를 이어갔다. 그는 "매 이닝 잘 넘기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하지만 7회초 선두타자 볼넷을 내준 직후 교체됐고, 구원 등판한 바티스타가 롯데 정훈에 3루타를 얻어맞고 실점해 패전의 멍에를 쓴 것. 정 코치가 "네가 패전투수가 된 건 볼넷 때문이다"고 말한 이유. 이날 전까지 43⅔이닝 동안 35탈삼진-13볼넷으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친 이태양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중요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는 "등판 당일 컨디션에 맞게 던져야 한다"며 "확실히 선발은 1회가 중요하다. 더 집중하려다 보니 1회에 힘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만루 위기에서 안타 하나만 맞았다면 초반부터 경기가 기울어질 뻔했다. 김응용 한화 감독도 "1회 끝나고 교체하려고 했다"고 했을 정도. 올해 이태양의 1회 성적은 8피안타(2홈런) 5사사구, 피안타율은 무려 4할 7푼 1리다. 그런 그가 이날 1회를 실점 없이 막아낸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 감독을 비롯한 한화 코칭스태프의 믿음도 크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가장 기대되는 투수 중 한 명이다. 본인도 야구만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뿐이다"고 칭찬했다. 이태양도 "항상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던진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반드시 선발로 성공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이태양은 "남은 기간 선발로 잘 던져서 내년에 자리 잡도록 하겠다"며 "반드시 선발로 성공하겠다. 앞으로 더 준비 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감독도 "투수들에게 희망의 빛이 보인다"고 웃어 보였다. 이태양이 한화 마운드의 '빛나는 태양'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화 이글스 이태양.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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