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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강산 기자] "내가 와서 힘이 됐으면 좋겠다."
LG 트윈스 2년차 좌완 최성훈이 긴 재활을 마치고 1군에 돌아온다. LG가 시즌 내내 숨겨왔던 히든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최성훈은 1일 확대 엔트리 시행에 맞춰 1군에 등록될 예정이다. 이미 전날(8월 31일) 부산 롯데 2연전을 치르는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소화했다. 펑고 훈련에서 몇 차례 공을 놓치는 등 아직은 완벽히 적응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첫 1군 등록 예정인 그의 표정은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최성훈은 지난해 1군 37경기에서 5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데뷔 첫 등판인 지난해 5월 2일 잠실 한화전서는 6이닝 6피안타 2실점 호투로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당시 맞상대가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었기에 더욱 주목받았다. 이후에도 LG 마운드에 힘을 보태며 이름 석 자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신인왕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며 뜻깊은 한 해를 보냈다. 올해도 마운드에 힘을 보탤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도중 왼쪽 어깨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데뷔 첫해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무리한 것이 원인이었다. 재활을 거쳐 지난달 7월 4일 퓨처스 한화전서 시즌 첫 실전 투구에 나섰다. 당시 그는 "오래간만에 공을 던져 정말 설???며 들떠 있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번에는 햄스트링이 말썽이었다. 결국 다시 재활에 매달려야 했고, 지난 20일에야 실전 투구를 재개했다.
다행히 이후 행보는 순조롭다. 특히 지난 27일 두산과의 퓨처스 경기에서 3이닝 동안 53구를 던지며 투구에 문제가 없음을 알렸고, 마침내 1군의 부름을 받게 됐다. 전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최성훈은 "지금 몸 상태는 90% 이상이다"며 "선배님들이 쉬지 않고 뛰셨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게 목표이자 내가 할 일이다"고 말했다.
올해 LG 불펜에서 좌완 투수는 류택현과 이상열, 봉중근이 전부다. 봉중근은 마무리다. 그렇다면 류택현(42)과 이상열(36)뿐인데, 둘의 한국 나이를 합치면 80세다. 두 선수는 올해 각각 53경기(이상열), 47경기(류택현)를 소화했다.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LG로선 최성훈이 이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선발 경험도 있기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전망.
"체력은 200% 충전됐다"며 자신감을 보인 최성훈은 "맡은 역할에 충실하겠다. 지금 팀이 잘하고 있는데 더 잘하게 하겠다. 내가 와서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김기태 LG 감독은 연습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최성훈에게 "금방 온다더니 1년이 지났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그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 그는 묵묵히 "잘 하겠습니다"라고 또렷하게 답했다. 그의 강한 의지가 그대로 느껴졌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LG 최성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부산 =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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