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도 이명우?
롯데 좌완 이명우는 1일 현재 62경기서 45⅓이닝 2승3패17홀드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 중이다. 이명우의 역할은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다. 주로 왼손타자들만을 상대한다. 가끔 롱릴리프로도 나서지만, 이명우는 확실히 마운드에 오래 있진 않는다. 대신 경기에 많이 출전한다. 1~2타자만 상대하면 되니까 김시진 감독은 그만큼 부담없이 호출하는 편이다. 이명우는 올 시즌 마운드에 가장 많이 오른 투수다. 그만큼 몸도 빨리 풀린다.
이명우는 지난해에도 74경기에 나섰다. LG 베테랑 이상열을 1경기 차로 제치고 최다출장 투수가 됐다. 이명우는 2년 연속 최다출장투수에 도전한다. 올해는 2위권과의 격차가 약간 벌어져있다. 현재 최다 출장투수 2위는 56경기의 넥센 한현희다. 그 뒤로 55경기의 SK 진해수, 54경기의 두산 오현택, 53경기의 LG 이동현과 이상열이 있다. 역시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가 대다수다.
▲ 왼손 원 포인트 릴리프의 삶
올 시즌 이명우는 지난해 수준인 75경기 내외로 나설 것 같다. 128경기를 치르는 시즌서 75경기에 나선다는 것. 엄청나다. 투수가 아무리 적은 이닝을 던진다고 해도 거의 매일 등판 대기를 하고 심지어 3경기에 2경기 꼴로 마운드에 오른다는 게 쉬운 게 아니다. 수도권 구단의 투수코치는 “금방 다음 투수와 교체되지만, 몸 푸는 건 다른 불펜 투수들과 똑같다. 원 포인트들은 승패에 관계없이 매일 나올 수 있으니 다른 불펜 투수들보다 더 긴장한다”라고 했다.
이명우 같은 원포인트 릴리프가 아닌 셋업맨 혹은 롱릴리프들은 경기 상황에 따라 자신이 언제 등판할 것인지를 직감할 수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스파이크 끈을 풀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명우를 비롯한 9개구단의 원포인트 릴리프는 전 경기 다 나올 각오로 매일 몸을 풀어야 한다. 불펜 투수가 거의 매일 몸을 풀었다 쉬었다 한다고 생각해보자. 엄청난 체력소모다. 적은 이닝을 소화한다고 해서 편안한 보직이 아니다. 티는 안 나는데 가장 힘든 보직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 2004년 류택현, 2008년 정우람 케이스
2004년 LG 원포인트 릴리프 류택현은 무려 85경기에 등판했다. 133경기의 ⅔가량 나선 것이다. 성적도 50⅔이닝 3승1패 17홀드 평균자책점 3.38이었다. 더 놀라운 투수가 있다. 지금은 군입대 한 정우람. SK 시절인 2008년 126경기 체제에서 85경기에 나섰다. 무려 77⅔이닝을 소화했다. 성적은 9승2패 5세이브 25홀드. 매 경기 1이닝 가깝게 던졌다. 정우람은 원포인트 릴리프가 아니라 SK의 기둥 셋업맨이었다. 정우람은 2010년에도 75경기서 102이닝, 2011년에도 68경기서 94⅓이닝을 던졌다.
류택현과 정우람의 85경기 등판은 역대 한 시즌 투수 최다출장기록이다. 한 시즌 투수 최다출장 2위는 2001년 두산 차명주다. 차명주는 당시 84경기서 6승2패1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차명주는 한 시즌 투수 최다출장 3위 기록도 갖고 있다. 1999년엔 83경기에 나섰기 때문. 두산 이혜천도 2003년 83경기에 나선 경험이 있다. 이들 모두 왼손 원 포인트 릴리프였다. 다른 말로 시대를 대표하는 철인이다.
▲ 류택현-이상열의 위대함
LG 베테랑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 듀오 류택현과 이상열. 그들은 현역 통산 최다출전 투수 1,2위를 달린다. 류택현은 무려 889경기에 출전했다. 813경기의 조웅천, 800경기의 가득염을 제치고 현역-은퇴선수 통합 역대 최다출장 투수다. 류택현은 올 시즌에도 48경기서 23⅔이닝 16홀드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 중이다. 2010시즌을 마친 뒤 불혹의 나이에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12년 복귀한 철인 중의 철인이다. 코치를 할 나이지만, 류택현은 불혹에 수술과 재활을 거쳐 당당히 현역 복귀를 택했다. 올해 한국나이로 마흔 셋. 류택현은 앞으로도 1~2년은 현역 생활이 거뜬해 보인다.
현역 최다출전 투수 2위는 이상열이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원포인트 릴리프로 나서는 그는 729경기로 역대 최다출전 투수 5위다. 이상열 역시 37세의 노장임에도 나이를 잊은 활약을 선보인다. 류택현과 이상열의 나이를 합치면 80세다. 두 사람의 행보는 왜 프로 선수를 나이로 평가하면 안 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한편, 현역 최다출전 투수 3위는 652경기에 나선 두산 이혜천, 현역 최다출전 투수 4위는 619경기에 나선 넥센 송신영, 현역 최다출전 투수 5위는 606경기에 나선 롯데 강영식이다. 송신영까지 통산 최다출장투수 톱10이다. 통산 최다출전투수 2위와 3위는 조웅천, 가득염. 4위는 736경기의 오상민, 6위는 672경기의 송진우, 9위는 613경기의 김용수와 차명주다.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숨은 일꾼들이다.
[이명우(위), 류택현(가운데), 이상열(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